김수영 작가·강연가
"공대 나와서 IT회사에서 일하니 주변에 여자가 없어요." "여중-여고-여대를 나와서 주변에 남자 씨가 말랐어요!" 남들은 다들 연애만 잘하는 것 같은데 왜 내 주변에만 이성이 없는 걸까요? 빈익빈 부익부가 가장 극심한 영역이 연애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이상하게 어떤 사람들은 끊임없이 연애를 하고 어떤 사람은 소개팅조차 들어오지를 않죠. 저 역시도 83개의 꿈 중에 하나가 '10쌍 결혼 시키기'이다 보니 주변에 괜찮은 처녀총각이 있으면 접수(?)해놓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소개시켜 주는데 30대 모태솔로나 연애포기자들이 적지 않아 깜짝 놀라곤 합니다. 그들은 한결같이 말하죠. "주변에 괜찮은 사람이 없어요!" 제가 30여년간 살면서 체득한 진리가 하나 있어요.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세상도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 연애도 마찬가지. 내가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데 다른 사람이 먼저 다가와서 챙겨주고 사랑해 주는 경우는 없어요(원빈이나 김태희처럼 생긴경우는 예외로 합시다). 마냥 기다릴 게 아니라 포켓몬을 잡으러 속초까지 달려가는 열정으로 싸돌아 다니는 게 인연을 찾는 첫 번째 단계입니다. 중요한 건 전략적으로 싸돌아 다녀야 한다는 것. 여자들끼리 이쁜 카페 가서 셀카 100장 찍어 제일 잘 나온 거 인스타그램에 올려 봤자 보는 사람 없어요. 남자들끼리 축구 하고 맥주 마시고 땀 냄새 술 냄새 풍기면서 군대 얘기하면 여자들은 더 도망가죠. 여자라면 남자가 많은 등산, 자동차, 스포츠 모임을, 남자라면 독서, 예술, 댄스 모임을 가 보세요(특히 라틴댄스 수업에서는 늘 남자가 부족합니다!). 춤이나 스포츠가 좋은 또 다른 이유는 움직이면서 아드레날린이 분출하는데 운동 때문에 내 가슴이 뛰는지 옆에 있는 이 사람 때문에 가슴이 뛰는지 뇌가 헷갈려 눈 맞을 확률이 높아져요. 그렇다고 클럽은 가지 말아요. 똑같은 사람이라도 어디서 만났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가치가 다르게 인식되거든요.
두 번째 핵심포인트는 '접근 가능성'이에요. 제가 탱고를 배우면서 느낀 게 있어요. 탱고는 두 사람이 만나서 추는 춤인만큼 파트너를 찾기 위해 '까베세오'라는 걸 합니다. 밀롱가 (탱고를 추는 클럽)에서 한 타임이 끝나고 쉬는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파트너를 탐색하다 눈이 맞은 순간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고, 여자가 이에 응답하며 고개를 끄덕이면 두 사람은 무대에서 만나 춤을 추게 되죠. 세계 최고의 댄서가 날 바라보고 있어도 내가 그를 쳐다보지 않는다면 춤을 출 수가 없어요. 연애도 두 사람이 눈이 맞아야 시작되지요. 날 바라보고 있는 사람을 내가 외면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 한번 잘 둘러보세요. 관심 있는 사람에게 미소와 눈빛을 보내세요. 사람은 기본적으로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게 되거든요. 상상해 보세요. 내 앞에서 김태희, 원빈이 똥 씹은 표정을 하고 있다면? 아무리 매력적이어도 나를 무시하거나 함부로 하는 사람은 '재수없는 사람'입니다. 먼저 다가가 그 사람에게 관심을 보여 주세요. 지켜보고 있다가 한번씩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도 좋죠. 괜찮다 싶으면 그 마음이 너무 깊어지기 전에 고백하세요. 고백하고 나면 적어도 이 고민은 내 것이 아닌 상대방의 것이 되잖아요. '나를 가볍게 보지는 않을까? 밀당을 어느 정도 해야 하는 것 아닐까?' 너무 고민하지 말아요. 밀당은 상대방이 내게 어느 정도 관심이 있을 때가능한 거지 어설픈 밀당으로 멀리 있는 사람 더 멀리 밀어버리는 수가 있어요. 거절당해도 괜찮아요. 그냥 이 사람이랑 내가 인연이 아닌 거니까 다음 인연을 찾아보면 됩니다. 그렇다고 한 집단 안에서 너무 이 사람 저 사람 티나게 집적대진 말아요. 남녀 모두 어설픈 바람둥이를 싫어합니다. 물론 주변에 사람이 많은 것만이, 무조건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지요. 세 번째로 중요한 것은 '매력'입니다. 기본적으로 당신이 호감 가는 사람이어야 친구가 되고 싶을 테고 거기에 추가로 '매력적인 여자' 또는 '매력적인 남자'일 때 연인으로 '원츄'하게 되겠지요? 어떻게 하면 매력적인 사람이 되는지는 다음 칼럼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김수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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