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代 젊은이와 끝장산행…임채운 이사장의 소통법

중진공 62기 신입직원과 치악산 등정…'공감보드' 회의로 32건 제도 개선도

임채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이 20일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치악산에서 62기 신입직원 45명과 조직의 비전을 공유하는 소통산행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지난 20일 강원도 원주 치악산. 대부분 20대로 보이는 40여명의 젊은이들이 산행에 올랐다. 이들은 지난달 중소기업진흥공단에 입사한 62기 신입직원들. 이 가운데 지친 직원들을 격려하며 앞장서서 산행을 이끄는 이가 있었다. 바로 중진공의 수장인 임채운 이사장이다.산행은 도전정신과 성취감을 높이기 위한 중진공의 신입직원 입문교육 과정 중 하나다. 임 이사장이 신입직원 산행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식뻘인 신입직원들과의 산행이 힘들지는 않았을까.임 이사장은 "산행 동안 신입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험한 곳에서는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면서 수월하게 산행을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임 이사장의 소통경영이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1월 중진공 첫 민간 출신 수장으로 취임했을 당시 그의 일성은 "소통의 리더가 되겠다"는 것이었다. 이 같은 그의 신념은 3년의 임기 절반이 지난 지금도 올곧이 지켜지고 있다. 실제 임 이사장은 지난해 10월 'SBC필통(Feel通)'이라는 소통 채널을 만들었다. 임 이사장이 직원들의 건의 사항이나 질문에 답하는 게시판으로 현재까지 조직문화, 근무환경 등 42건의 건의에 대한 답변을 완료했다. 임 이사장은 쌍방향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자신의 답글에 대한 만족도까지 측정하게 만들 예정이다.또 그는 실무진과의 직접적인 쌍방향 소통채널인 '공감보드'도 운영하고 있다. 이는 기관 현안과제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 발굴 및 의견을 수렴하는 채널로 지난해 총 6회의 공감보드 회의를 통해, 32건의 제도가 개선되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25명으로 구성된 공감보드 위원에는 4ㆍ5급 직급이 96.2%를 차지하고 있다.내부 소통 이외에도 중소기업들이 실제 부딪히고 있는 애로점 청취와 개선을 위해 현장 방문도 끊이지 않고 있다.하지만 임 이사장은 현장을 훑고 지나가며 구경만 하는 이른바 '전시경영'을 경계한다. 현장경영의 진정한 의미는 현장을 깊이 있게 통찰하고 일선 부서가 고객 지향적으로 움직이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는 지론에서다.이 때문에 임 이사장은 지난해 4월 팀장급 10명이 참여해 부서별 업무를 감축하고 조직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 '독수리팀'을 출범시켰다. 임원급이 아닌 실무급 인사가 주축이 된 TF를 통해 기존의 상명하달식 피라미드형 조직을 '역피라미드형' 구조로 바꾸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중소기업과 직접 대면하는 현장 직원의 움직임을 중심으로 중앙 조직이 지원하는 형태가 된다.임 이사장은 "현장 일선 조직원의 의사결정권을 확대해 중소기업의 혜택을 늘리는 게 진정한 현장경영"이라며 "개개인의 업무재량은 물론, 성과보상 및 책임을 강화한다면 공공기관 특유의 경직성에서 벗어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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