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고수는 파슬리 등의 허브와 구별이 쉽지 않지만 한번만 쓱 문질러서 그 냄새를 맡아보면 금방 가려낼 수 있다<br />
고수는 영어로는 코리앤더(Coriander), 스페인어로 실란트로(Cilantro), 중국어로 샹차이(香菜), 태국어로 '팍치'라고 부르는데 동양에서는 생것을 선호해 잎과 줄기를 주로 먹고 서양에서는 씨앗을 향신료로 사용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질색하던 고수가 사실은 옛날부터 사찰 요리에 사용되었다. 고려시대부터 우리 땅에 들어와 고수로 겉절이, 김치, 부침개 등의 요리를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고수가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식욕이 증진되고 소화력이 향상되는 등 소화 계통에 좋고 숙취 예방과 편두통 완화 등의 효과가 있다. 동남아에서는 고수가 모기를 쫓는다는 믿음도 퍼져 있는데, 고수가 식중독 예방과 향균제로도 효과가 있다고 하니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은 아닌 듯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동남아 음식의 대표적인 향신료로 여겨지던 고수가 지금은 마트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견되는 대중적인 식재료로 변신하고 있다. 주말농장에 직접 고수를 심어 키우는 진짜‘고수’들도 생겨나고 있으니 이제는 역한 냄새를 풍기는 기피 대상 1호라는 불명예를 벗을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글=푸드디렉터 오현경, 사진=네츄르먼트<ⓒ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