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홀딩스가 '리먼 쇼크' 이후 7년 만에 운용 자산 평가 손실을 입었다.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 가운데 중국 비중이 4분의1 이상인데, 투자 기업의 주가가 줄줄이 하락한 탓이다.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3월 말로 끝난 테마섹의 최근 회계연도 운용 자산 평가액은 2420억싱가포르달러(약 207조원)로 전년 동기(2660억싱가포르달러) 대비 9% 감소했다.지난 2008~2009회계연도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연간 자산 가치가 30% 쪼그라든 이후 7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신문은 1년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주주환원율은 -9%로 전년도 19%에서 급락했다고 전했다.테마섹의 실적 부진은 지나치게 높은 중국 의존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시장은 풀이했다. 테마섹의 중국 투자 비중은 전체의 25%로, 싱가포르(29%)에 이어 2번째로 크다.특히 중국 포트폴리오에서 투자 비중이 절대적인 대형 은행주의 주가 하락이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신문은 "테마섹이 중국 경제의 상징이라며 집중 투자했던 은행주가 화근이 됐다"고 평했다.저(低)유가도 테마섹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싱가포르 해양 석유 및 시추 설비 업체 케펠의 주가 폭락으로 평가손은 더 늘었다.테마섹은 그러나 중국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되 비중을 큰 폭으로 축소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은행주 비중을 줄이는 대신 소비재 관련 종목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림분헹 테마섹 회장은 "중국 경제 성장은 완만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이미 은행주 비중을 40% 미만으로 줄였으며 중국 최대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디디싱과 알리바바그룹 산하 물류사 등 성장하는 소비재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테마섹은 또 미국 투자 비중을 점차 늘리고 있다. 최근 회계연도 신규 투자액은 미국 기업이 중국을 앞질렀으며 올 가을 샌프란시스코에 사무소를 열 계획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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