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달라 살렘 엘 바드리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오른쪽)이 2일(현지시간) 오스트리 빈에서 열린 OPEC 총회에 참석해 오마르 압둘 하미드 OPEC 리서치 국장(가운데)과 모아하드 알사다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블룸버그)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예상을 깨는 서프라이즈는 없었다. 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서 주요 산유국들은 반년 만에 다시 머리를 맞댔지만 산유량 제한에 관한 의미있는 합의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일부 외신들이 산유량 상한선이 도입될 것이란 예상이 내났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사정은 달랐다. 하지만 회의를 마치고 나온 석유장관들의 얼굴은 어둡지 않았다. 장관들은 한목소리로 화합과 통합을 강조했고 원유시장의 균형을 찾을 것으로 낙관했다. 지난해 12월 OPEC 총회와 지난 4월 카타르 도하 산유국 회의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OPEC 회의 첫 데뷔무대를 가진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광물부 장관은 회의후 기자들을 만나 "원유시장이 불균형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고 우리는 매우 만족한다"면서 "이번 회의는 매우 협력적이었고 모든 장관들이 같은 기반을 공유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비잔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도 "OPEC의 단결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수년째 답보상태였던 신임 사무총장 선출도 해결했다. 압달라 살렘 엘 바드리 사무총장의 후임으로 나이지리아 출신 모하마드 바르킨도 전 사무총장이 재선임됐다. 그러나 이같은 통합의 강조는 역설적으로 OPEC의 분열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해 회의 때와 달리 국제유가는 50달러 안팎까지 회복된 만큼 회원국들이 과거와 같이 서로 반목해야 할 이유는 줄어들었다. 여기에 저유가 장기화를 겪으면서 원유 카르텔이 붕괴됐다는 분석이 대두됐고 저유가를 주도한 사우디에 대한 다른 산유국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이를 통합하고 내부결속을 다지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일부 국가들의 공급축소에 따른 유가 반등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의문인데다 서방의 제재가 풀린 이란과 중동의 전통 맹주 사우디의 대립은 향후 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국제원유 시장 안팎에서 OPEC 역할에 대한 회의론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과거 원유 시장의 균형추가 돼왔던 OPEC이 안정적인 개별 공급자 역할과 리스크 관리자로서의 임무를 수행하는 수준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펜하이머의 파델 가이트 애널리스트는 "OPEC의 시대는 이미 끝났다"면서 "셰일의 부상은 에너지 시장의 구조적 재편을 의미했으며 이는 앞으로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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