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미용성형에 쓰이는 보톡스(보툴리눔톡신)로 난치성 고혈압을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보톡스는 그동안 소아 뇌성마비, 요실금, 편두통 등 질병 치료에 사용되고 있지만, 고혈압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성모병원 박휴정(통증센터)ㆍ장기육(순환기내과) 교수팀은 난치성 고혈압을 앓고 있는 20세 남성환자에게 보톡스를 이용한 신경차단술을 시행한 결과 혈압을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이 환자는 14세부터 지역병원에서 고혈압약을 복용해왔고 16세에는 서울성모병원을 찾아 4가지 이상의 의약품을 처방받았지만, 치료에 실패했다. 고혈압의 원인이 되는 비만 치료를 위한 체중감량을 시도하고 혈압에 관여하는 교감신경을 차단하는 신장신경차단술도 받았지만, 혈압조절이 되지 않았다. 이후 환자는 18세가 된 2014년 1월 서울성모병원 통증센터에 의뢰됐다. 의료진은 시험적으로 국소마취제인 리도카인을 교감신경계가 모여있는 신경얼기(복강신경총)에 넣는 신경차단술을 시행했다. 그 결과 환자는 3일간 혈압조절 효과를 보였다.의료진은 효과를 길게 유지하기 위해 리도카인 대신 보톡스를 이용한 신경차단술을 시행한 결과 한달 동안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수축기혈압 150㎜Hg, 이완기혈압 90㎜Hg 이하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과거 환자의 수축기혈압이 심할 때 200㎜Hg 이상이었던 것을 현저하게 낮춘 것이다. 지난 2014년 4월 같은 용량의 보톡스를 이용해 두 번째 신경차단술을 시행했을 때는 효과가 2014년 8월까지 유지됐고 이후 3번의 추가 시술을 통해 현재까지 조절된 혈압을 유지하고 있다.박휴정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로 보톡스를 이용한 신경차단술을 난치성 고혈압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고려할 수 있다"며 "다만, 보톡스 자체가 효과를 나타내는 것인지, 시술 효과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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