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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미국 넷플릭스와 아마존의 유럽 사업에 적신호가 켜졌다. 유럽연합(EU)이 스트리밍 사업자가 콘텐츠의 최소 20%를 유럽의 것으로 채우는 새로운 방송영화진흥법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파이낸셜타임스의 1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EU는 유럽의 방송사업자에게만 의무화하고 있는 콘텐츠 쿼터제를 스트리밍 사업자에게 적용하는 방안의 초안을 마련했다. 법안이 발효되면 넷플릭스와 아마존은 할리우드 영화 등에 할애해온 홈페이지의 일정 공간을 유럽 영화와 방송으로 채워야 한다. 소규모 업체는 예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규제는 유럽 콘텐츠가 사장되는 흐름을 막는 것은 물론 유럽에서 제작되는 영상물에 대한 재정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볼 수 있다. EU의 조사에 따르면 영국의 BBC 등 방송사업자들은 매출의 약 20%를 새로운 콘텐츠 제작에 투입하고 있다. 반면 스트리밍 사업자들은 그 비율이 약 1%에 그친다. 이 때문에 이번 법안은 유럽 영상산업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스트리밍 사업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는 EU집행위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쿼터제는 시장을 왜곡하고 사업자들이 값싼 타이틀을 사들이도록 만드는 부작용을 빚을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들은 최근 유럽 콘텐츠의 비율을 늘리기 시작했으나 프랑스의 '마르세이유' 시리즈 등이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아 재미를 보지 못했다. 강제로 목록에 할당하도록 하는 것이 이들의 서비스 성격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넷플릭스 등은 이용자의 평소 시청 경향에 따라 추천 작품을 제공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특정한 쿼터를 두는 것이 서비스의 특징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개입이 될 수 있는 셈이다. 넷플릭스는 "새로운 사업자들이 지속가능한 사업모델을 이루는 것을 힘들게 만들 수 있다"며 "숫자를 못 박은 쿼터제는 시장을 질식시킬 위험이 있다. 사업자에게 쿼터를 부과하기보다 콘텐츠 제작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데 초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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