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이경민 미래에셋대우 상무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 남성 중심의 보수적인 풍토가 바뀌고 있다. 여풍(女風)이 불면서 업계에 새로운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지난달 미래에셋대우가 새롭게 출범하면서 첫 인사로 여성 임원을 배출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대우증권은 남성직원 중심의 회사 분위기 때문에 그동안 여성임원이 없었다"며 "향후 이사회에서 여성을 포함한 전체임원을 선임해 5월13일 주주총회에서 의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이 시도한 모험적인 인사의 첫 수혜자는 이경민 미래에셋대우 PB(프라이빗 뱅킹)클래스 갤러리아 상무다. 그는 이번 인사에서 서재연 상무와 함께 대우증권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여성 상무가 됐다. 이 상무는 "승진 소식을 듣고 솔직히 당황스러웠다"며"기쁜 마음보다 책임감이 무거웠다"고 소회했다. 이 상무는 미래에셋대우에서 '승진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투자신탁 회사를 다니다가 2010년 4월 대우증권에 입사했는데 매년 한 직급씩 승진을 했다고 한다. 2011년 차장, 2012년 부장, 2013년 이사로 초고속 승진했다. 3년 후인 지난달에는 상무로 별을 달았다. 그는 승진 비결에 대해 "다양한 업무 분야에서 일을 하면서 능력을 인정 받았다고 생각한다"며"증권사에 PB가 첫 도입된 후 영업, 기획, 전략, 시스템 개발, 법인 영업을 모두 거쳤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법인영업 7년, PB 15년 경력을 자랑한다. 이 상무의 PB 경력만으로 그의 능력을 다 설명할 수는 없다. 그는 '그랜드마스터 PB'라는 타이틀을 지니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1000여명의 PB중 그랜드마스터는 5명 뿐이다. 그는 2012년 부터 5년째 그랜드마스터 PB를 유지하고 있다. 그랜드마스터 PB는 관리자산이 연간 1000억원 이상, 회사 기여 수익은 10억원 이상이어야만 타이틀을 얻을 수 있다. 이 상무는 그랜드마스터 PB를 5년간 유지하게 된 비결로 가족처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고객관리를 꼽았다. 그러면서 특별한 고객과 인연도 소개했다. 그는 "처음 PB를 시작할 때 한 고객으로부터 3000만원을 유치했는데 알고보니 엄청난 자산가였다"며 "이 고객은 처음엔 시험삼아 3000만원을 맡긴 후 어떻게 자산관리를 하는지 지켜보며 갈수록 관리자산을 늘려줬다"고 말했다. 15년이 지난 지금, 이 고객은 이 상무에게 1000억원이 넘는 자산을 맡기고 있다. 그는 "고액자산가들은 의심이 많아서 처음부터 고액을 맡기지 않는다"며 "이들과 신뢰관계를 쌓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 만큼 PB 스스로 인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상무는 고액자산가의 자산 관리 노하우에 대해 "고액자산가들은 시장의 변동성을 적절히 이용할 줄 안다"며 "그것이 돈이 돈을 벌 수 있게 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 상무는 후배 여성 직원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회사에서 주는 기회를 잘 이용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야한다"며 "자기관리, 고객관리는 필수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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