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프리즘]시기별 경제위기와 중국정부의 대응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최근 중국 부채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10일 무디스(국가신용평가사)는 중국의 총부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0% 정도라고 추정했다. 이중 국유기업의 부채비중이 115%로 2012년 대비 15%포인트 높아졌다. 지방정부, 민간기업 및 가계 부채도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 내부에서도 부채 리스크는 인정한다. 지난해 주가 폭락이 중국 공산당의 리더십에 흠집을 내더니 올해는 부채문제가 중국 정부를 괴롭힌다. 1949년 공산당이 집권한 후 중국 경제는 여러 번 리스크에 노출됐으며 그 때마다 중국 정부는 제도를 바꾸고 개혁을 추진해 대응했다. 첫 번째 큰 리스크는 1960년대 초에 발생했다. '대약진', '인민공사' 등 무리한 정책추진 결과 1960년 GDP는 전년대비 0.3% 감소했고 1961년에는 27.3% 급감했으며 1962년에도 5.6% 감소했다. 당시 4000만명이 넘는 사람이 굶어 죽었다고 한다. 마오쩌둥이 책임을 지고 권력 1선에서 물러났다. 두 번째 리스크는 1966년 5월 마오쩌둥이 일으킨 문화대혁명이 불렀다. 1967년 GDP는 5.7% 감소했고 1968년에도 4.1% 줄었다. 1976년 9월 절대 권력자 마오쩌둥이 사망했고 그 해 GDP는 1.6% 감소했다. 이후 중국 공산당은 10년 동안의 문화대혁명을 청산하고 1978년에 개혁개방을 추진했다. 개혁개방 후 첫 경제 위기는 1980년대 말에 발생했다. 1988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8.8%를 기록했고, 사회 전반에 사재기가 기승을 부렸다. 중국 정부는 대출금리(1~5년)를 14.4%까지 인상해 소비자물가 상승을 잡으려 했다. 여기에 천안문사태까지 발생했고 서구사회가 중국에 대한 경제봉쇄를 했다. 결국 1978년부터 1988년까지 연평균 10% 이상을 기록했던 GDP 증가율은 1989년 4.2%, 1990년 3.9%로 급락했다. 중국 정부는 배급제 완전 폐지 등 계획경제에서 탈피해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했다. 시장경제를 도입하고 주식시장 설립 및 화폐 개혁을 단행하자 부동산 투자를 포함해 경제가 과열되고 물가 상승이 심각했다. 소비자물가는 1993년 14.7%, 1994년 24.1%, 1995년 17.1% 상승했다. 중국 정부는 1993년 5월부터 대출금리를 여러 차례 인상해 1995년 7월에는 15.12%까지 올렸다. 이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다시 한 자리 수로 안정됐다. 이 시기 중국 정부는 환율을 1993년 1달러 5.762위안에서 1994년 8.618위안으로 변경했고 위안화 가치는 한 해 동안 33.1% 절하됐다. 늘어난 수출이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하기 시작했다. 또 세수제도 개혁을 통해 중앙정부 재정수입을 크게 확충했고 대규모 투자 자금을 비축했다. 1997년 동남아 외환위기가 발생하자 중국 경제는 다시 리스크에 노출됐다. 당시 경제성장에 대한 대외무역의 공헌도가 44%에 달했기 때문이다. 중국정부는 대규모 국채를 발행해 인프라 투자를 단행했다. 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극복하겠다는 의도였다. 이후 서부대개발, 동북진흥, 중부궐기 등 대규모 개발이 추진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해 GDP 증가율이 전년대비 4.6%포인트 감소한 9.6%를 기록하자 중국정부는 다시 투자 카드를 꺼냈다. 4조위안에 달하는 경기부양책을 추진했다. 그 결과 2010년 GDP 증가율은 10.6%로 반등했다. 하지만 이후 중국경제는 공급과잉 등 대규모 투자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경제성장은 5년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부채 리스크도 과도한 투자 및 공급과잉과 관련이 있다. 과거 정부 주도의 과도한 대응에서 누적된 문제들이 지금과 미래의 중국 경제를 위협한다. 이제 환율은 마음대로 조작할 수 없고 수출과 투자도 크게 늘릴 수 없다. 금리 변동도 한계가 있다. 중국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가 별로 없다. 근본적인 대책은 제도적 혁신에 있다. 국유기업의 대대적인 개혁과 금융시장의 개방 확대 등 경제에 대한 정부의 통제를 많이 풀어야 할 것이다.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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