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긴 연휴 직전 '올빼미' 공시로 꼼수를 부린 기업들의 주가가 거래 재개 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대부분 큰 폭락은 모면하는 모습이다. 연휴 기간 나빠진 투자심리의 희석을 노린 기업들의 꼼수가 어느 정도 약발을 본 셈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휴 전날인 지난 4일 유가증권시장 전체 공시 229건 가운데 절반인 166건이, 코스닥시장에서는 전체 공시 112건 가운데 절반인 66건이 오후 3시 장 마감 후 나왔다. 올빼미 공시란 기업들이 연휴나 주말 시작 전날 장 마감 후 내놓는 공시를 의미한다. 기업들은 투자심리에 영향을 주는 부정적 내용의 공시일 경우 연휴 전날 장 마감 후 쏟아내 나빠진 투자심리가 주말동안 희석되길 바란다. 설, 추석 같은 명절과 공휴일과 주말이 붙어 있는 황금연휴 전날 올빼미 공시가 쏟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이번 연휴는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 시즌과 맞물려 있는 만큼 올빼미 공시로 부진한 실적을 털어내려는 기업들이 많았다. 흥국화재는 오후 6시 가까이 돼서야 205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한 1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비슷한 시각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역시 15억원의 영업손실과 20억원의 당기순손실로 지난해 1분기와 전 분기 대비 모두 적자전환한 실적을 발표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장 마감 후 발표된 CJ오쇼핑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실적에서 매출액,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대비 감소한 결과가 나왔다. 영인프런티어 역시 전년 동기대비 60% 감소한 영업이익과 90% 줄어든 당기순이익을 발표했다. 연휴가 끝나고 주식시장이 재개된 9일 오전 9시17분 현재 영인프런티어만 4.77% 하락 중이고,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1.7%), CJ오쇼핑(-0.5%), 흥국화재(2%) 등은 주가가 소폭 하락하거나 오히려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연휴 전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담보제공 계약체결, 각종 수주 계약 규모 축소ㆍ해지, 횡령ㆍ배임혐의 발생 등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는 내용이 담긴 공시도 쏟아졌지만 연휴 후 주가에는 미미하게 반영되고 있다. 구영테크는 오후 6시 가까이 최대주주인 이희화 대표이사가 채권자인 중소기업은행에 24억원 규모의 주식을 담보로 제공했다고 공시했다. 채무금액 총액은 20억원이며 담보설정금액은 24억원이다. 담보권이 전부 실행되면 이 대표의 보유 지분율은 현재 20.20%에서 11.49%로 반토막난다. 구영테크 주가는 현재 0.42% 하락하는 약보합 수준이다. 전자회로 장치 제조업체 씨엔플러스는 장 종료 직후 지난해 12월 주가 급등의 주요이유였던 중국 사업의 무산 소식을 밝혔다. 씨엔플러스는 지난해 12월 한류중화와 중국 충칭 보세구 공동사업약정을 체결하고 중국 사업을 진행해왔지만 최근 한류중화에 물품납품계약을 해지통보 했다고 공시했다. 공시 영향으로 주가가 9% 하락했지만 그동안 중국 사업 호재로 인한 주가 상승분을 모두 반납할 정도는 아니다. 이엔쓰리는 오후 늦게 기재정정 공시를 통해 전 임원진의 횡령ㆍ배임 혐의 규모를 기존 9000만원에서 4억462만원으로 정정했다. 주가는 2.7% 하락 중이다. 어선 파업으로 실적 타격이 불가피해진 중국원양자원도 파업했던 5척 조업선박이 최근 어획물 조업을 재개했지만 조업선박수 총 60척 가운데 여전히 21척의 선박이 파업 중에 있다고 장 종료 후 공시했다. 중국원양자원 주식은 현재 거래정지 중으로 공시 사항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올빼미 공시들은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내용들이 많다"면서 "그러나 올빼미 공시 문제를 제도적으로 풀어내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장 종료 후에 나오는 공시들까지 꼼꼼하게 따져보고 투자하는 습관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입 모은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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