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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피해차량의 렌트비를 과도하게 청구하는 관행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수입차량의 과도한 렌트비 청구를 제도적으로 금지한 '개정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이 시행되기 전에 법원이 내린 첫 판단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주식회사 렌트카매니아가 피해차량 포르쉐911터보 대신 람보르기니 가야르도로 30일간 대차한 비용 3993만원을 가해차량 보험사에 청구한 사건을 지난달 말 기각했다"고 12일 밝혔다.사건의 개요를 보면, 대리운전기사 김 모씨는 2014년 9월 대구의 한 사거리에서 2010년식 포르쉐911터보의 동승자석을 들이받았다. 사고 피해자 조 모씨는 처남 정 모씨에 권한을 위임해 경기도 하남시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람보르기니를 렌트하고 4000여만원을 가해차량 보험사에 청구했다. 이에 보험사는 "포르쉐911 렌트에 람보르기니 사용은 과도하다"며 지급을 거부했고, 사고 피해자의 렌트카 회사는 "렌트비를 달라"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렌트카 회사는 특히 소송과정에서 "임차인은 자동차 정비와 수입자동차 튜닝업을 하는 회사로, 전시·시승용으로 렌트차량을 피해차량 대신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그러나 "사고피해자가 청구한 렌트차량은 교통수단이라는 자동차 본래의 용법과 차이가 있다"며 해당 차량의 렌트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또 "렌트의 필요성이 있더라도 람보르기니 또는 포르쉐911이 아닌 교통수단의 목적으로 사용하기 충분한 통상의 차량의 렌트비용을 기준으로 렌트비손해를 산정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렌트기간도 부품통관기관 등을 제외한 해당 파손부위의 수리 자체에 필요한 통상 기간만으로 제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원은 "피해자가 다른 자동차를 보유하는 등 대차의 필요성이 없는 경우 대차료 손해를 청구할 수 없다"며 "피해차량이 고급외제차라도 반드시 같은 외제차를 대차하는 비용 전부가 대차료 손해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고 판시했다. 이어 "자동차의 본래 기능을 넘어서는 사치품 등 피해자의 사정으로 확대된 손해는 자동차를 소유하면서 이익을 향유하거나 위험을 감수한 피해자가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분담 원칙에 부합하다"고 말했다. 과도한 렌트비 청구는 보험료가 줄줄 새는 주된 요인으로 꼽혀왔다. 이와관련 금융감독원은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을 개정해 배기량과 연식이 유사한 동급의 렌트차량 중 최저요금의 렌트차량을 렌트하도록 했다. 개정약관의 시행은 이달부터로, 지난달 31일까지 현행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2017년 3월 31일까지 개정하기 전 표준약관이 적용된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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