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청문회]말 뒤집은 선장, 못 믿을 정부 발표…퇴선 명령은 누가 진실? (종합 1보)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기하영·문제원 수습기자] 세월호 사고 당시 '퇴선 명령'에 대한 증인들의 증언이 엇갈렸다. 이준석 전 세월호 선장은 '퇴선 명령'을 내렸다고 주장한 반면 세월호 승무원은 청해진해운이 선내에서 대기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말했다.이 전 선장은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개최한 제2차 청문회에서 사고 당시 "퇴선 방송을 지시했다"고 말을 바꿨다. 검찰 조서에서 이 전 선장은 퇴선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검찰 조사 당시엔 미안한 마음에 퇴선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고 진술했다. 이 전 선장은 "지나고 보니 많이 부족했다"며 "당시에는 (퇴선 절차들이) 생각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이 전 선장의 이 같은 발언에 세월호 유가족 등으로 구성된 방청석에서는 일제히 야유가 터져 나왔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참사 당시 이 전 선장 등 세월호 선원들이 '가만히 있으라'고 방송했을 뿐 제대로 퇴선 명령을 하지 않아 희생자들이 더 많아졌다고 보고 있다.그러나 세월호 여객 영업부 직원이자 참사 생존자인 강혜성씨는 "사고 당일 여객부 사무장이 무전으로 '선사 쪽에서 대기 지시가 왔다'며 '승객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히고 대기하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강씨는 지금까지 이 발언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영업부 직원들의 희생에 누가 될까 봐 말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이날 특조위원들은 정부가 발표한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상 세월호 항적 오류 여부와 누락된 데이터, 엉뚱한 음성이 들어간 해상교통관제시스템(VTS)과 관련해 증인들을 집중 추궁했다. 청문회 첫번째 세션에선 정부가 발표한 AIS에서 세월호 항적 오류 여부에 대한 신문이 벌어졌다. 해양수산부 발표 항적 자료 중 29초 누락된 부분이 있었으며 3초 동안 선수각이 급하게 바뀐 행적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아울러 같은 경·위도의 데이터라고 판단돼 수집된 정보를 임의로 제거한 사실도 문제로 드러났다. 사고 발생 후 같은 시각 서로 다른 정보를 공유하고 있던 해경 상황실에 관한 논쟁도 이어졌다.이날 권영빈 위원은 "정부가 발표한 AIS 항적은 어떠한 의도 하에 편집된 것은 아닌가 할 만한 믿기 어려운 점이 확인됐다"며 "참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선 AIS의 좀 더 광범위한 자료를 수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특조위는 조타기 작동과 관련한 질의와 정전과 같은 당시 상황에 대한 질문을 이어갔으나 증인들이 각각 말하는 바가 달라 추론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결론 내렸다. 김서중 위원은 "정부가 진실에 들어가기 위해서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고 너무 일찍 결론 내린 것 아니냐"며 "증거를 파악하기 위해 빨리 선체 인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2초간 엉뚱한 음성이 녹음돼 해경의 VTS가 일부 편집된 것은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장완익 위원은 배명진 소리공학연구소장의 음성 설명 자료를 통해 "진도VTS에서 제주로 안내 메시지를 보내는데 28초밖에 안 걸렸는데 제주VTS는 30초가 걸렸다. 짜여진 문구가 2초 정도 삽입됐다. 고의적인 편집 삽입으로 보여진다"고 언급했다. 2초라는 시간 동안 녹음된 내용은 '각국각선 450명 이상 선원 여객선 37분 해상에~'라는 멘트였다.이에 대해 강상보 해양수산부 제주VTS센터장은 "편집할 수 없다"며 "조작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기술적으로 음성파일을 편집할 기술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도 주장했다. 이번 세월호 2차 청문회는 29일까지 이어진다.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기하영 수습기자 hykii@asiae.co.kr문제원 수습기자 nest2639@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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