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전교조 '세월호 교과서' 수업 반대

"계기교육 취지와 목적에 맞고 '교육의 중립성' 확보해야"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계기교육용 교재를 발간하자 교육부가 "교육 중립성을 확보하겠다"며 사실상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박제윤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관은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시도교육청 계기교육 담당자 회의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는 사회적 현안에 대해 가치판단이 미성숙한 학생들이 편향된 시각을 갖지 않도록 '교육의 중립성' 확보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박 정책관은 이어 "취지와 목적에 맞는 계기교육이 학교 구성원의 충분한 합의를 통해 이뤄질 수 있도록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라"고 강조했다.이같은 입장은 뚜렷하게 대상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전교조가 세월호 2주기를 맞아 계기교육을 하기로 한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이날 회의에서는 시도교육청별로 계기교육 지침을 마련하고, 초·중등교육과정에 명시된 계기교육의 목적과 절차에 따라 계기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계기(契機)교육이란 교육과정에 제시되지 않은 특정 주제를 가르칠 필요가 있을 때 이뤄지는 교육을 총칭한다. 초중등교육과정에는 계기교육을 할 때는 학년 및 교과협의회 등을 통해 작성한 교수·학습과정안과 학습 자료에 대해 학교장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교육부는 "교육의 중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계기교육과 부교재 활용 등에 대해 교육청에서 계기교육 지침을 정비한 뒤 4월 중 학교에서 시행하라"고 지시했다.또 계기교육과 관련한 교육자료를 사용할 경우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는 전교조가 세월호 계기교육을 위해 자체 제작한 책이 학내 심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의미다. 교육부는 빠른 시일 안에 이 책의 내용을 입수해 분석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계기교육은 적법한 절차와 방향성을 가지고 해야 한다"면서 "교재를 좀 더 검토해 봐야 하지만 전교조의 이번 계기교육은 학교 현장에서 운영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전교조는 세월호 참사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시키기 위해 초등용과 중등용 교사 참고서적 '기억과 진실을 향한 4·16교과서'를 펴내고 학교 현장에서 계기수업용 교재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해당 도서를 원하는 교사들이 신청하면 유료로 배포하는 형식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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