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종기자
한진주기자
에릭 슈밋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회장(왼쪽)이 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 참석해 이세돌 9단(오른쪽), 이 9단의 딸 혜림 양과 나란히 앉아있다.
◆인공지능 새로운 역사의 장이 열린다 = 구글의 이번 대국 목적은 이세돌 9단과 수싸움을 통해 알파고의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대국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알파고의 알고리즘은 더욱 똑똑해졌다. 구글이 경우의 수가 우주 원자 수보다도 많은 '바둑'으로 훈련시킨 이유는 그만큼 성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다. 알파고는 지난해 10월 판후이 2단과의 대국에 앞서 알파고에게 16만개의 기보(棋譜)를 학습시켰다.알파고는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바둑을 익혔지만 이세돌 9단만큼 뛰어난 바둑기사의 기보는 많지 않다. 이번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의 기보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알파고에게 엄청난 기회다. 또 구글은 세계 최고라 불리는 이세돌 9단을 대국 상대로 선정해 엄청난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실제 전설적인 바둑 기사와 인공지능의 대결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승부는 둘째다. 이번 대국에서 알파고가 패하더라도 구글 입장에서는 잃을 게 없다.오히려 걱정되는 쪽은 바둑계다. 이세돌 9단은 알파고에게 5대0이나 4대1로 승리할 것이라 자부했다. 이세돌 9단의 승리를 점치는 여론이 우세하나, 만약 알파고가 승리할 경우 한국 바둑의 명예가 실추될 우려도 있다. 10년간 세계 정상을 유지했던 이세돌 9단이기에 더 그렇다.바둑계에서는 인공지능과의 대결이 바둑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은 "이세돌 9단이 패배한다면 이미지에 타격이 있겠지만 이번 대국으로 인해 바둑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바둑을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뇌공학과 교수는 "온갖 경우의 수에서 이길 확률과 패턴을 계산하던 인공지능이 이제 인간처럼 경험으로 학습하고 추론을 통해 전략을 짜는 방식으로 인간에게 도전한다는 점에서 이번 대국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