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세계 최대 석유회사 엑슨모빌이 내년까지 투자 규모를 계속 줄이겠다고 밝혔다. 단기간에 저유가 상황이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주 초 회사채를 발행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 것과 관련해서는 주주 가치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겠다며 인수합병(M&A)에는 신중을 기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엑슨모빌은 이날 연례 애널리스트 미팅 행사에서 내년 자본지출 규모가 더욱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311억달러를 지출했던 엑슨모빌은 올해 232억달러를 지출할 계획이다. 엑슨모빌은 내년 지출 규모는 220억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엑슨모빌이 가장 많은 투자를 했던 해는 2014년으로 당시 자본지출 규모는 425억달러였다. 올해와 내년 자본지출 규모를 2014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엑슨모빌은 저유가 상황이 계속되는 한 지출을 계속 줄이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애널리스트 모임에서 엑슨모빌은 향후 7년간 평균 340억달러를 지출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향후 생산량 예상치도 하향조정했다. 엑슨모빌은 2020년까지 하루 생산 규모가 400만~420만배럴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4분기 엑슨모빌의 하루 생산량 425만배럴보다 적은 수준이다. 엑슨모빌은 생산량 예상치를 브렌트유 가격 40~80달러로 잡고 산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지난해 애널리스트 모임에서 엑슨모빌은 브렌트유 예상치를 배럴당 55달러로 잡고 2017년 하루 생산량 규모를 430만배럴로 예상했다.지난달 29일 엑슨모빌은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해 12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엑슨모빌이 인수합병(M&A)을 노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엑슨모빌의 렉스 틸러슨 최고경영자(CEO)는 M&A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틸러슨은 지금 가치가 많이 떨어진 석유 기업들을 인수하는 것은 담보대출이 많은 주택을 매입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틸러슨은 지난해 석유 관련 기업들의 가치 훼손이 상당했다며 저유가 상황에서 채권을 발행하고 부채가 늘면서 현재 그렇게 크게 가치있는 매물이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현재 나와있는 매물들은 부채 부담이 큰 기업들이라는 설명인 셈이다. 그러면서 틸러슨 CEO는 주주 가치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싶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좋은 기회가 오면 M&A를 추진할 수 있는 재정적 여유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엑슨모빌은 대형 석유회사 중 유일하게 최고 신용등급(AAA)을 갖고 있다. 무디스는 엑슨모빌 신용등급 Aaa로 매기고 있지만 셰브론과 코노코필립스에는 각각 Aa1, Baa2의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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