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고 또 내리고…ETF 수수료 인하 전쟁

[아시아경제 최서연 기자] 지난달 삼성자산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 수수료를 인하한데 이어 미래에셋운용도 가세하면서 자산운용업계의 ETF 수수료 인하 경쟁이 과열되는 모양새다.ETF 시장점유율 2위인 미래에셋운용은 TIGER200 ETF 총보수(운용보수와 수탁보수 등을 모두 합친 것)를 연 0.09%에서 0.05%로 인하한다고 3일 밝혔다. 이는 국내 ETF 상품 중 총보수율이 가장 낮은 것이다. 기존에는 시장점유율 3위인 KB자산운용의 Kstar200 ETF의 총보수가 0.07%로 업계 최저였다. 미래에셋운용의 수수료 인하는 ETF 시장점유율 1위인 삼성자산운용이 지난달 KODEX200 ETF의 보수를 연 0.26%에서 0.15%로 내린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자산운용업계에서 ETF 수수료 경쟁을 하는 것은 국내 ETF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ETF시장의 규모는 2014년 대비 10% 커진 21조6300억원, 일평균 거래대금 6971억원을 기록하며 아시아 최대의 ETF 시장으로 부상했다. ETF 시장이 보수에 민감한 만큼 낮은 보수를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게 대형 운용사들의 전략이다. 실제로 지난 2014년 ETF 시장점유율 6위였던 KB자산운용은 Kstar200 ETF의 총보수율을 당시 업계 최저인 0.07%로 낮추면서 1년 만에 점유율을 3위까지 끌어올렸다. 한 대형 운용사 관계자는 "세계적으로도 ETF 보수는 낮아지는 추세일 뿐만 아니라 특히 시장 대표지수를 활용한 상품은 저렴한 보수로 공급하고 있다"면서 "창의적인 상품이나 외국지수 등을 활용한 상품 등은 그에 맞는 적정한 보수를 책정해 공급해야 하지만 ETF처럼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은 운용사 간에 차별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ETF 출시 초기에는 인력이나 인프라 구축 등에 비용이 들어갔지만 이미 10년이 지나면서 ETF 시장 자체가 성장, 확대돼 왔고 노하우와 인프라가 많이 축적돼 있다"며 "ETF가 장기 투자수단으로 활용되려면 패시브 펀드의 특성에 맞게 저렴한 보수로 이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수수료 인하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자 중소형사들은 못마땅한 기색이다. 중소형사의 ETF 총보수는 0.15% 안팎이다. 한 중소형 운용사 관계자는 " ETF 보수인하 경쟁은 투자자를 위해서라기보다는 운용사의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며 "이같은 수수료 경쟁은 ETF 시장의 독과점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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