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다산동 성곽길 주민 92.8% '주차장 필요 없어”

중구, 공영주차장 짓겠다며 52가구 30~40년 살고 있는 토지 강제수용하려 하는 중... 강제수용 부지 주변 주민 419가구 조사 결과, 2일 오전 10시30분 다산동 432-283번지(동호로15가길 43) 앞에서 발표 예정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서울 중구가 다산동에서 30~40년 동안 살고 있는 주민들을 내쫓고 공영주차장을 지으려고 하고 있다고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어 주목된다.다산동 수용 대상지 주민 52가구는 "중구가 공영주차장을 지으려 하는 명분은 우리 동네의 ‘심각한 주차난’"이라며 " 이를 해소, 동시에 한양도성 옆 다산성곽길을 찾는 방문객들의 주차 편의 제공을 위해 공영주차장을 짓겠다"고 밝혔다.그러나 이들은 "오랫동안 이 곳에서 살고 있는 자신들은 주차난이 심각하다고 여긴 적이 없다"며 "그런 이유를 대는 중구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래서 공영주차장을 짓는 이유가 주차난 해소보다는, 성곽길 띄우기에 방점이 찍혀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이들은 "성곽길을 경리단길과 같은 ‘뜨는 거리’로 만들기 주민들을 내쫓는다니 저희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영주차장 단면도

다산동 주민들은 "직접 발로 뛰어 2월26일부터 29일까지 4일 동안 밤낮없이 여러 집을 방문, 길을 지나는 주민들에게 설문을 받아 다산동 주민 총 419가구가 설문에 응했다"며 " 419가구가 보유한 차량은 276대, 정식 주차장이 아닌 곳에 주차하는 차량은 30대, 공영주차장이 필요없다고 답한 비율이 92.8%(전혀 필요없다 85.7%)로 나왔다"고 밝혔다.주민들은 "이 조사에만 그치지 않고 주차장 부지를 중심으로 반경 100m, 반경 200m, 반경 300m로 구분, 이 설문결과를 분류해 통계화했다"며 그 결과를 2일 오전 신당동 432-283번지(동호로15가길 43) 앞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이들은 "중구는 다산동 주차난이 심각하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100명을 상대(유효답변 92명)로 조사, 현재 주차공간의 적정성을 묻는 질문에 “많이 부족하다”는 답변은 16.3%에 불과했고 “조금 부족하다”는 답변(59.8%)까지 합쳐 ‘부족한 편’이란 답변 비율이 76.1%였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고 밝혔다.주민들은 "“조금 부족하다”는 답변을 근거로 52가구, 150~200명을 내쫓을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공영주차장 위치도

이들은 "주민들에게는 보상금 액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저희는 보상금을 아무리 많이 받아도 떠나고 싶지 않다. 그저 이 곳에서 살고 싶을 뿐이다. 여기는 저희 엄마의 인생, 제 인생이 모두 담겨 있는 곳이다. 그 모든 추억을 남겨두고 떠나기에는 너무 오랜 세월을 보냈다"고 안타까워했다.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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