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그사람 - 빅토르 위고가 사랑한 여인들
우리 서로 사랑을 나누던 그 새벽빛도다시 태어나는 것처럼 보이느니푸른 창공에서 웃음짓듯 오월은우리 영혼 속에서 환하게 미소를 짓는구나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남긴 시 '겨울이 끝난 뒤'의 일부분이다. 그가 이 아름다운 시로 사랑을 전한 상대는 자녀 넷을 낳았던 부인 아델 푸셰가 아니었다. 빅토르 위고는 수많은 여인들과 바람을 피웠고 특히 한 여배우와는 50년 동안 불륜 관계였다고 한다.
빅토르 위고
26일은 빅토르 위고 탄생 214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는 1802년 프랑스 브장송에서 태어났다. '레미제라블', '파리의 노트르담' 등 걸작을 남긴 그에게 영감을 줬던 뮤즈는 여배우 쥘리에트 드루에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그가 쥘리에트와 만난 것은 서른 살인 1832년이었다. 쥘리에트는 4살 연하인 스물여섯이었다. 이 둘의 사랑은 쥘리에트가 사망한 1883년까지 반세기에 걸쳐 이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빅토르 위고는 쥘리에트와 관계를 이어가면서도 다른 여인들과 끊임없이 염문을 뿌렸고 여배우 레오니 당트와의 간통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쥘리에트는 빅토르 위고의 곁을 지켰고 방대한 '레미제라블'의 원고를 정서하기도 했다. 또 쥘리에트는 정치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빅토르 위고가 영국령 건지 섬으로 망명을 갈 때도 그를 따라갔다. 쥘리에트의 그런 사랑을 빅토르 위고도 알고 있었다. 그는 '나를 좀 보아요'라는 시를 통해 쥘리에트의 마음을 이렇게 전하고 있다.그녀가 말했지요. 사실, 더 나은 걸 바란다는 건 어리석었어.시간은 이렇게 아주 천천히 흘러가는데당신은 거기 있고 내 눈은 당신 곁을 떠나지 않습니다.당신의 생각이 왔다 갔다 하는 그곳에.당신을 볼 수 있는 건 큰 행복입니다. 그 행복이 완벽하진 않지만아마도 그건 더욱더 매력적인지도 모르지요난 당신이 싫어하는 모든 것을 알기 때문에혹시나 잘못되지 않을까 늘 신경을 씁니다.빅토르 위고는 평생의 연인이 세상을 떠나자 묘비에 "내가 더 이상 차가운 재가 아닐 때, 내 피곤한 눈이 낮에 감겨 있을 때, 말해 주오 그대여, 그대의 마음속에 나에 대한 기억이 고정돼 있는지. 세상은 생각할 것이오 내가 그대의 사랑을 가졌었다고"라는 글을 새겼다.김철현 기자 kc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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