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호적자료' 속 신분상승·여성호주·日이주민 흔적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호적' 발간

고성현 제여근 처 박씨 준호구(조선시대 여성 호주)(구6428)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국립중앙박물관이 오래된 호적 자료의 조사 성과를 담은 역사자료총서(14권)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호적'을 발간했다. 신분이 상승한 기록, 여성이 호주였던 예, 일본인 이주민 가족의 거주 사실 등이 옛 호적 자료들이 담겨 있다. 이번에 발간된 자료집에는 고려시대로부터 대한제국기에 이르는 511점의 호적자료와 세 편의 관련 연구 논문이 실려 있다.호적은 한 집안의 호주를 중심으로 가족의 구성과 신분, 가문 등을 기록한 공문서이다. 호구 자료로서의 가치와 함께 옛 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 정보가 담긴 1차 자료의 하나다. 호적 자료는 3년마다 호적장적을 만들 때 호주(戶主)가 집안의 상황을 적어 관(官)에 제출하는 호구단자(戶口單子), 관에서 개인의 호적 사항을 증명해 주는 공문서인 준호구(准戶口), 대한제국기의 신호적법에 따라 양식화된 용지에 작성된 호적표(戶籍表)로 구분된다.

1390년 경 화령부 이태조 호적(전체) 국보 제131호(신수6267)

이번 조사·연구에서는 국보 131호 '1390년 경 화령부 이태조 호적'를 비롯하여 임진왜란 이전에 작성된 '금산군 한규 준호구'(1588년), 그리고 왕실 종친 관련 호적 등과 당시의 사회상과 변화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 호적들에 대한 내용이 새롭게 밝혀졌다. 평민에서 양반으로 신분 변화 과정이 담긴 '경주부 밀양박씨 호적', 여성 호주의 존재를 알 수 있는 '고성현 제여근 처 박씨 호적', 그리고 충청도 일부 호적에서는 1862년 임술농민봉기로 인해 충청도의 명칭이 공충도로 강등돼 기록된 사실도 확인했다. 이 외에도 환관 집안이 양자를 통해 대를 잇는 방식을 보여준 '청도군 진주강씨. 문화류씨. 광주김씨 호구단자', 도주했던 양인이 다시 호구로 편입된 사실을 알 수 있는 '옥천군 서태흥 준호구'도 흥미롭다. 한편 20세기 초 전라북도 군산지역에 일본인 이주민 가족의 거주 사실이 기록된 1908년 '임피군 동이면 소룡동 인구성책'의 확인도 의미 있는 성과로 꼽을 수 있다.이들 중요 호적 자료에 대해서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호적 문서의 성격',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경주부 밀양박씨 호구단자로 본 조선 후기 신분의 변화', '호적으로 본 도시 한성부' 등 세 편의 논문에서 상세히 다뤘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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