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처럼 번지는 마이너스 금리‥이주열 총재, 16일 금통위서 묘수 내놓나?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주요 국가의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속속 도입하면서 16일 예정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회의인 금융통화위원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은은 메르스 사태가 있던 작년 6월 기준금리를 연 1.5%로 인하한 후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 국가의 중앙은행이 최근 마이너스 금리를 속속 도입하면서 이주열 한은 총재를 압박하는 모습이다. 마이너스금리는 저축을 하면 이자 대신 보관 수수료를 내는 것으로 경기부양을 위한 고강도 수단이다. 현재 유로존과 일본, 덴마크, 스위스, 스웨덴 등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다. 금리인상 기조로 돌아섰던 미국조차 마이너스 금리를 공론화하는 분위기다. 정부의 압박강도도 거세졌다. 유일호 경제팀은 1분기 재정과 정책금융 조기집행 규모를 21조5000억원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한은이 지원사격에 나서주길 에둘러 표명하기도 했다. 정부의 경기 부양세트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마지막 조각격인 기준금리의 추가인하를 통한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채권시장은 이미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베팅하고 있다. 현재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4750%(12일 종가)로, 기준금리 보다 낮다. 보통 장기금리는 단기금리보다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다는 것은 시장에서 금통위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이를 선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작년 3월에도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벌어진 이후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내렸다. 사정이 이러니 그간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던 이 총재는 난처해졌다. 기준금리 인하는 경기부양과 수출기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해외 투자자금 이탈 가능성 등 금리인하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찮다. 기준금리 추가 인하 결정이 가뜩이나 불안정한 자금유출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도 있다. 최근에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고조된 상태다. 금리인하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건 더 난제다. 이 총재는 취임 이후 총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내렸다. 2014년 세월호 사태 이후 경기개선세가 주춤하자 8월과 10월 두 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내렸고 작년 3월과 6월 다시 기준금리를 낮춰 역대 최저 수준인 연 1.5%까지 떨어뜨렸다. 글로벌 통화전쟁의 화룡점정을 찍은 일본의 마이너스 기준금리 도입도 엔화 강세란 부작용을 불러왔다.기준금리와 환율의 상관관계도 약해졌다. 최근 들어 환율이 국제유가와 동조화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준금리를 내려 원화 가치를 떨어뜨린다 해도 국제유가 향방이 이와 달리 움직인다면 기대했던 효과를 거둘 수 없게 된다.이런 이유로 한은이 금융중개지원대출 확대 등을 우선 도입하고 향후 경기추이를 보며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또 16일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란 금리인하 시그널을 보낸 후 다음달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겠냐는 전망도 있다. 금리가 동결된 지난 7개월 간 금통위원들의 결정은 만장일치였다. 한편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채권 보유·운용 관련 담당자 100명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99%가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내다봤다.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금융부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