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정책금융 위상 제고 과제 해결해야
[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KDB산업은행 회장으로 임명제청된 이동걸(68) 영남대 경제금융학부 특임석좌교수가 직원토론회에 참여했다. 전례가 없던 행보로 지난 5일 정부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이 회장 내정자가 노동조합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소통을 중시하는 모습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토론회 참여 등 前회장과 다른 행보=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내정자는 이날 오후 1시~3시까지 2시간 가량 노동조합에서 열린 직원토론회에 참여했다. 그는 본점 직원은 노조 사무실에서, 지점 직원은 화상회의로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노조는 “소통의 방향을 제시했다며, 임명장을 받은 후 무작정 출근을 시도하는 것이 아닌 직원들과 소통을 우선시하고 실천하는 모습은 이전 회장들과 다른 모습이다”고 평가했다. 앞서 그는 임명장을 받은 후 노조와 면담에서 “40년간 금융업에서 경험과 직원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현재의 조직위기를 돌파할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직원들의 의견을 노조와 협의를 통해 경영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산은 수장자리가 경력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일 산업은행 회장으로 이 회장의 임명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제청했다. 산업은행 회장은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이 내정자는 설 연휴기간에 부서별 현안을 보고받고 업무 파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2일 오전 여의도 본점에서 취임식을 하고 업무를 시작할 계획이다. 그는 경북사대부고, 영남대 경제학과를 나와 1970년 한일은행에 입행한 뒤 신한은행 부행장, 신한캐피탈 사장, 굿모닝신한증권(현 신한금투) 사장, 신한금투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대선 때 금융인들의 박근혜 대통령 후보 지지 선언을 이끈 것으로 알려져 있다.◆구조조정·정책금융 위상 제고는 과제= 이 내정자가 산은 회장에 임명되면 당장 기업 구조조정이 과제다. 기업부채 문제가 가계부채에 이어 한국경제의 주요한 위험요인으로 부상하면서 중요성은 더 커졌다. 정부가 지난해 말부터 부실 한계기업 구조조정을 주요 정책목표로 세우고 신용위험평가 대상과 기준을 강화하는 만큼 산은의 역할이 더욱 막중해질 전망이다.산은이 보유한 비금융회사 지분 매각을 매끄럽게 마무리하는 것도 그가 해결해야 할 중차대한 과제의 하나다. 정부는 정책목적을 달성한 기업의 경우 그간 출자전환했거나 투자했던 지분을 2018년까지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그는 임기 안에 매각을 마무리지어야 한다.정책금융 역할 개편에 따른 새로운 위상을 세우는 것도 그가 짊어질 책무다. 지난해 정부는 산은의 중점 지원분야를 전통 주력산업에서 미래성장동력 산업으로 바꾸는 내용의 정책금융 기능 재편방안을 발표했다. 앞으로 산은은 민간 지원 부문을 보완해 창의력과 기술력을 가진 기업의 성장단계별 금융지원에 집중하게 된다.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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