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 사상 첫 마이너스 금리 단행하면서 엔저 가속화…2월16일 한은 금통위에 촉각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정현진 기자] 일본은행(BOJ)이 사상 첫 마이너스 금리를 결정하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엔화약세 부담을 키워 한은의 추가금리인하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29일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 주재로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마이너스인 -0.1%로 결정했다. 마이너스 금리는 민간 은행이 일본 은행에 예치하는 자금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을 뜻한다. 이에따라 지금까지 민간 은행의 예금에 대해 연 0.1%의 이자를 지급했지만 앞으로는 0.1%의 수수료를 받게 됐다. 이에따라 엔화약세가 가팔라지고 시중의 대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제로 29일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직후 원·엔 재정환율(외환은행 오후 3시 고시 기준)은 100엔당 994.6원을 기록, 지난 5일(994.8원) 이후 24일 만에 900원대에 재진입했다. 이날 낙폭은 2011년 11월4일(25.3원) 이후 약 4년3개월 만에 가장 컸다. 엔화약세는 가뜩이나 침체돼있는 우리나라 수출기업에 악영향을 줘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하에 압박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번조치의 실제 목표는 '엔화약세'가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규 당좌예금에 대해서만 -0.1%를 적용하기 때문에 실제론 강력한 조치라고 보기 어렵지만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임일섭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실장은 "이웃 나라 중앙은행이 초과지준에 대해 마이너스금리를 주는 완화적 조치를 했다는 것 자체가 한은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 있다"면서 "일본 상업은행들이 남는돈을 적극적으로 대출수요에 활용하지 못하더라도 해외투자를 늘리는 방식으로 쓴다면 엔화약세가 더 거세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마이너스 금리 조치 자체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경우처럼 시중 대출을 늘리는데 크게 작용하지 않을 수 있지만, 엔저효과가 커질 가능성은 높다"고 진단했다. 이에따라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압박도 거세질 전망이다. 김유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마이너스 금리 발표는 실효성을 떠나 추가적인 부양이 가능하다는 시장 컨센서를 형성하게했다"면서 "일본 부양책으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 복잡해졌고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고려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반면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볼 순 있지만 최근 환율이 올라갈 때마다 외환당국이 자본유출을 우려, 개입하고 있어 올해 중에는 금리 인하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성윤 현대선물 애널리스트는 "BOJ의 변화에 우리도 변화할 것이라 판단하는 건 성급한 해석"이라면서 "원화가 기축통화가 아닌만큼 미 연방준비제도의 행보에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1월 정책기조 변화를 적극적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 3월까지는 동결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은이 기준금리 조정 문제를 논의할 다음 번 금융통화위원회는 2월 16일 열린다.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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