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농어촌 폐교부지는 주민의 재산

[아시아경제 최경필]최경필(아시아경제 호남본부 고흥·순천담당 부장)농어촌의 인구 감소로 폐교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용도에 걸맞지 않은 매각이나 임대 등 사후관리가 부실해 주민들이 시위에 나서는 등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최근 전남 고흥군의 옥강초등학교 폐교부지가 당초 주민들과의 약속과 달리 무단으로 매각됐고, 환경오염시설인 레미콘공장 설립 움직임으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농어촌지역의 폐교는 대부분 일제강점기부터 70년대에 거쳐 인근주민들의 땅을 기부 받아 설립됐다. 그런 탓에 대부분의 학교부지는 마을 한가운데나 가까운 곳에 들어섰고 오랫동안 주민들의 공동체 역할을 해왔다. 따라서 폐교를 매각할 때는 주민들의 동의를 받아 복지·문화·교육시설로 활용되도록 하고 있다.하지만 교육당국은 폐교를 반드시 매각해야 할 ‘부동산’으로만 취급해 고가의 감정가만 책정했고, 폐교와 주민들과의 역사적 상관관계를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 도시 근교의 폐교는 매각이 잘 되는 편이었지만 대부분의 농어촌 폐교는 공사 현장사무소 등으로 임대되는 등 활용이 미진한 편이다.고흥군처럼 지자체에서 일부 폐교를 매입해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유치 등으로 활용하기도 하지만 나머지 폐교들은 관리비용조차 제대로 책정되지 않아 방치되면서 흉물로 남은 곳이 많다.당초의 기부 목적은 학교용도였기에 그 용도가 폐기된 경우에는 다시 원기부자에게 되돌려 주는 것이 합당한 만큼 교육당국은 지자체로 조건 없이 이관해 주민들을 위한 가치 있는 시설로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교육당국은 폐교를 ‘돈 버는 부동산’에서 ‘공동체 공간’으로 되돌려주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전국팀 전세종 sejong108@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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