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상 맞고 소외된 이미지서 자유롭고 여유로운 풍경으로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혼자 밥을 먹는 일(이하 '혼밥')이 익숙한 풍경이 되고 있다. 혼밥족은 자유롭고 여유롭게 혼자서 식사를 즐기는 싱글족의 다른 이름이 되었다. 식사가 관계를 의식하고 주위를 살펴야 하는 '일'이 아니라, 느긋이 맛과 멋을 향유하는, 이케아세대(소유보다 향유를 즐기는 세대)다운 일종의 놀이로 바뀌어가는 현상의 한 가닥이라고도 볼 수 있다.혼밥족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히 홀로 사는 사람들이 급증하는 것과 맞물려 있다. 그러나 '생계형 혼밥'에서 '우아한 혼밥'으로 관점이나 가치가 이동하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혼밥 문화의 전조(前兆)는 TV를 통해 쏟아진 쿡방과 먹방에 이미 있었다. 음식 만들기와 음식 먹기가 하나의 오락이 되어가고, 그것을 시청하면서 '식사의 쾌락'을 공유하는 이들이 많아진 것이다. 혼밥족의 라이프스타일이 확산되면서 혼밥시장 또한 커지고 있다. 각양각색인 혼밥족들의 취향을 맞추기 위해 유통업계부터 외식업계까지 뛰어들어 혼밥 메뉴를 발전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혼밥 트렌드는 1인 가구 증가와 연관이 있지만 가족이 있더라도 함께 밥 먹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4 국민건강통계'를 보면 아침 가족동반 식사율은 44.7%로 과반수 이상은 아침에 가족과 함께 밥을 먹지 않고 있다. 가족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사람의 비율도 64.9%에 그쳤다. 3명 중 1명은 혼자 밥을 먹는다는 것이다. 저녁 가족동반식사율은 조사가 시작된 2005년 76.1%에서 2008년 68.6%, 2010년 67.7%, 2012년 65.7% 등을 기록하며 꾸준히 낮아지는 추세다.혼밥족들이 가장 즐겨 찾는 메뉴는 편의점 도시락이다. 3000~4000원대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6종~8종 반찬으로 구성돼 있어 가격 대비 성능 최대인 상품이기 때문이다. 편의점 업계 1위 CU의 도시락 매출 증가율은 2010년 55.2%에서 2011년 42.4%, 2013년 51.8%, 지난해 65.8%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김근배 숭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혼밥은 사람들이 점차 개인주의적 성향을 갖게 되는 가운데 경제 불황까지 겹치면서 생겨난 사회 현상의 한 부분"이라며 "사회경제적 부분에서 미국화(Americanized) 현상이 심화될수록 점점 더 개인주의적 경향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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