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과학기술혁신역량 평가 결과, 양적 성장에 머물러
▲2015년 과학기술혁신역량평가 결과.[자료제공=KISTEP]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5명이 사는 A나라가 있었습니다. 1명은 1년에 1600만 원을 벌었습니다. 나머지 4명은 각각 100만원의 소득에 머물렀습니다. 이 나라의 국내총소득은 2000만 원입니다. 1인당 평균 소득은 400만 원이죠. 5명이 사는 B나라가 있었습니다. 5명의 소득은 각각 300만원. 이 나라의 국내총소득은 1500만원입니다. 1인당 평균소득은 300만원이겠죠. 이제 두 나라를 비교해 보죠. 전체국민소득에서도 A나라가, 평균 소득에서도 A나라가 앞섭니다. 통계적으로 보면 A나라가 살기 좋은 나라로 평가됩니다. 정말로 A나라가 B나라보다 잘 사는 나라일까요? 양적인 면에서는 A나라가 잘 사는 나라로 인식됩니다. 질적인 부분으로 판단한다면 골고루 소득을 얻는 B나라가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입니다. 통계의 이 같은 착시 효과에서 무엇을 볼 것인가에 따라 그 의미는 달라지게 마련이죠. 2015년도 우리나라의 과학기술혁신역량 평가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결론적으로 양적인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는데 질적인 부분에 이르면 문제가 없지 않다는 곳에 이릅니다. 지난해보다 여러 지표에서 상승한 모습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원(9위→6위), 네트워크(11위→8위), 성과(10위→8위), 활동(2위→2위), 환경(23위→22위)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환경 부문을 제외한 4개 부문은 모두 10위권 이내에 진입했다고 합니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 박영아)은 이 같은 2015년도 과학기술혁신역량평가 결과를 20일 공개했습니다. 과학기술혁신 수준에 대한 국가 간 비교를 통해 우리나라의 혁신역량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해 과학기술혁신을 고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6년부터 매년 실시해오고 있습니다. 평가는 5개 부문(자원, 환경, 네트워크, 활동, 성과), 13개 항목과 31개 세부지표로 나눠 과학기술혁신역량지수(COSTII)를 산출합니다.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30개국을 비교·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세부지표별로는 총 31개 지표 중 8개 지표 순위가 지난해 보다 상승했습니다. 6개 지표의 순위가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순위가 상승한 지표는 인구 중 이공계 박사 비중(21위→19위), 연구원 1인당 연구개발투자(15위→10위), 창업활동 지수(19위→18위), 학교에서 과학교육이 강조되는 정도(18→16위) 등이었습니다. 순위가 하락한 지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벤처캐피탈 투자금액 비중(4위→6위), 인구 100명당 유선과 모바일 브로드밴드 가입자 수(2위→3위) 분야였습니다. 지표별 강점과 약점을 분석한 결과 예산·인력 등 양적인 투입과 특허 산출은 강점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질적 성과인 기업 간 기술협력, 지식재산권 보호, SCI 논문 피인용도, 연구개발(R&D) 투자 대비 기술수출 등은 20위권 밖으로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질적인 성과지표가 낮은 것은 과학기술 혁신 정책이 현장 체감과 최종 성과에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미래부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과학기술혁신역량이 양적 투입과 성과 측면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혁신의 기반이 갖추어졌다는 의미가 있다"며 "질적인 면에서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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