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앤비전]금융과 사람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

2015년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대형서점마다 올해의 책을 선정하고 있다. 아마도 올해의 책 선정을 통해서 청양의 한해를 살아온 우리 국민들의 생각과 고민을 읽고 복잡한 사회를 한번 진단해 보고자 하는 의도로 보인다.서점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우리 국민들이 많이 읽은 책을 확인해 보니 역시나 베스트셀러 상위에 오른 책들은 철학과 심리학을 새롭게 해석한 내용의 책과 역사, 정치, 사회 관련 종합 지식책으로 최근에도 문ㆍ사ㆍ철로 대표되는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미국식 자기계발서와 부동산 등 재테크 관련 서적이 크게 유행했던 것과는 매우 큰 변화가 있다.국민의 생각과 의식에 대한 진단은 사회학자, 언론 등 전문가들의 몫이기는 하나 요즘 과거를 뒤돌아보는 인기 드라마의 배경 시대부터 지금의 핀테크(금융+기술) 시대까지의 변화를 재무 및 금융 관련 직종에서 직접 겪어본 사람으로서 찬찬히 돌아보면 정보기술과 네트워크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사람들 간 거리가 없어진 듯 보인다. 그러나 오히려 인간관계는 복잡해지고 피곤해졌으며 매일 새로운 정보와 신기술로 인해 무엇이 올바른 의사결정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아 인문학에서 위로받고 용기내고 답을 찾고자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다시 말하면 2015년 오늘날을 사는 사람들은 일일이 무엇을 하라, 하지 말라 하는 단편적인 자기계발서보다는 인문학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온 사람과 사회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를 통해 복잡한 관계와 사회 경제현상을 관통하는 지혜를 찾고자 하는 것 같다.우리 금융업이 마주하고 있는 오늘은 지금을 사는 사람들이 겪고 있는 환경과 같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터넷은행, 핀테크 등 새로운 경쟁자인지 협력자인지도 모를 낯선 실체와 마주서 있고, 국가 간 금융업 경쟁력 순위로 몸살을 앓기도 했다. 세계를 제패한 제조업과 비교되면서 해외로도 나가야 한다. 어느 때보다 큰 변화의 물결 위를 항해하고 있다. 전례도 없어 먼저 경험한 누군가가 가르쳐 줄 수도 없는 시대다. 그래서 금융업에도 사람, 조직, 사회에 대한 본질적 이해를 탐구하는 인문학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해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기술이 변화를 일으키지만 결국은 그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에게 무엇을 제공할 것인지는 금융인의 노력과 상상력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금융회사를 방문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안전하고 편리한 방법으로 증명하고, 보다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리고 싶은 고객을 만족시키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금융인의 역할이다. 금융회사의 경쟁력 강화는 새로운 제도나 기술의 도입과 함께 창의적인 금융인의 육성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지난 2년 반 동안 신용카드업, 리스할부금융업, 신기술금융업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여신금융협회장으로 재직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우리 여신금융업권의 금융인들이 이러한 소비자의 니즈와 대외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스스로를 개선코자 노력한다는 것이다. 다만 금융업의 특성상 그동안의 규제로 인해 관련 법률에서 정해진 업무범위 안에서만 고민할 수밖에 없는 한계도 있었다.다행히 최근의 금융개혁으로 인해 금융업의 기존 규제 패러다임이 변화되고 새로운 혁신으로 대체되고 있다. 검사 감독관행의 개선으로 금융인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환경도 마련돼 가고 있다. 우리 업계도 부수 업무범위 확대를 통해 새로운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도 왔다. 다만 우리 여신금융업계의 경우 카드사는 가맹점수수료의 급격한 인하와 리스할부, 신기술금융업은 업종 간 경쟁심화로 인해 이러한 금융개혁 체감도가 다른 금융업종에 비해 다소 낮은 것도 사실이다.금융개혁은 최종적으로 소비자를 지향해야 한다. 그러나 금융업은 금융당국과 금융회사, 금융소비자가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완전한 금융개혁을 위해서는 금융소비자와 더불어 금융인이라는 든든한 동반자가 필요하다. 금융개혁을 통해 소비자에게 변화를 체감하게 하는 것은 온전히 일선 금융인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금융소비자뿐만 아니라 금융인들도 중심이 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모든 일은 사람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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