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경필]
[김형원 센터장이 고안해 특허를 받은 재활용쓰레기 선별시스템에서 학생들이 쓰레기 선별을 체험하고 있다.]
재활용품 선별시스템과 쓰레기 분리수거차량 등 2건 ‘특허’로열티 200만원 고흥군에 양보…덤프차량 덮개 개선도 제안고흥군 공무원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업무 효율성을 혁신한 것은 물론 특허 등록으로까지 이어져 화제다. 주인공은 환경산림과 자원회수센터장 김형원(48)씨.김 센터장이 개발한 쓰레기 분리수거차량은 연간 수억원의 예산을 절감하면서 전국 지자체의 주목을 받고 있다.2013년 김씨가 특허 출원한 재활용 쓰레기 선별시스템은 농어촌 쓰레기 수거의 단점을 보완한 획기적인 시스템으로 작업의 효율성을 대폭 향상시켰다.고흥군처럼 노인 가구가 많은 농어촌에서는 종량제봉투에 소각할 쓰레기와 재활용품이 섞여 버려짐으로써 쓰레기양의 증가와 자원 낭비를 초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형원 자원회수센터장]
김 센터장은 “농어촌의 현실에서 도시처럼 수거 거부 등 강력한 단속을 할 수 없고, 주민들의 재활용품 분리수거 의식도 부족해 아직 일일 재활용품 수거량이 5톤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낮은 편”이라면서 “그렇다고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하기에는 쓰레기양이 적어 고민 끝에 고안한 것”이라고 소개했다.이 선별시스템에서는 컨베이어 작업대에 12명의 인력을 투입해 플라스틱류와 7종의 재활용품을 선별 분리해내는데 시간당 10~40톤을 처리할 수 있다.분리된 재활용품은 매각하고 폐포장재는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해 자원재활용율을 높일 뿐만 아니라 소각할 쓰레기양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이렇게 처리한 재활용품 분리율은 연간 28%에 이르는데 매년 증가하고 있다. 분리된 재활용품 매각 수익만 연간 3억여원에 이르고 지난 6월부터는 폐목재를 우드칩으로 만들어 한국동서발전에 공급하면서 현재까지 8000만원의 수익도 올렸다. 이런 추세라면 재활용품으로 연간 5억원이 넘는 수익도 가능해진다.또 이 시스템을 도입한 뒤 각 직능단체 회원들이나 가정주부, 학생들의 환경체험교육장으로 활용하면서 생활쓰레기 분리수거에 대한 교육효과도 높이고 있다.정부의 재활용품 분리수거 목표는 2020년까지 60%다. 현재 고흥군의 28%는 다른 농어촌지역 지자체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치라는 분석이다.김 센터장은 2013년에 또 다른 히트작을 개발했다. 음식물쓰레기와 생활쓰레기를 동시에 분리수거할 수 있는 ‘쓰레기 분리수거 차량’이다.2012년 음식물쓰레기 수거방식이 배출용기로 바뀌면서 음식물 수거차량과 생활쓰레기 수거차량인 진개덤프가 각각 운행되자 별도의 차량구입비와 더 많은 수거인력이 필요해졌다. 또 매일 음식물쓰레기 수거가 불가능해 여름철에는 늘어난 음식물쓰레기 탓에 주민들의 불편도 높아질 수밖에 없는 단점이 뒤따랐다.김씨는 한 대의 차량으로 서로 다른 쓰레기를 동시에 수거할 수 있도록 개조하는 아이디어를 착안했다. 한 대의 덤프차량에 음식물 수거장치와 덤프를 설치해 동시에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이에 따라 고흥군은 차량구입비와 인건비, 차량유지관리비까지 수억원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또 2017년부터는 생활쓰레기 수거차량의 덮개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됨에 따라 김 센터장은 지난달 환경부 아이디어 공모에도 참여했다. 진개덤프의 덮개를 완전히 열리게 하는 방식으로 설계했다.
[김형원 센터장의 제안으로 개선된 쓰레기 분리수거 차량]
이 모든 아이디어가 김 센터장의 머리에서 비롯됐다. 김 센터장은 최근 특허 취득에 따라 매달 들어오는 로얄티 200만원도 수령자를 고흥군으로 결정했다. 자신이 공직에 몸담고 있는 이상 개인의 호주머니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김 센터장은 “현장에 근무하면서 이렇게 효율적인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재미있고 보람을 느낀다”면서 “그동안 받은 연봉의 몇배는 고흥군에 돌려주고 퇴직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온상태에서 미생물에 의한 음식물쓰레기 처리방식도 고안 중”이라고 밝혔다.박병종 군수는 “김 센터장은 존경스러울 정도로 자기 업무에 열정적이며 충실한 공무원”이라면서 “이런 공무원이 있어 고흥군은 희망이 넘치는 조직인 것 같다”고 칭찬했다.최경필 기자<ⓒ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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