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취약종목 단거리서도 금메달…대표팀 뉴 에이스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사진=김현민 기자]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여고생 스케이터 최민정(17·서현고)이 새 시즌 쇼트트랙 무대를 평정하고 있다. 단거리와 중장거리 모두 두각을 나타내며 국가대표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최민정은 지난 6일 일본 나고야에서 끝난 2015~201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3차 대회에서 3관왕에 올랐다. 1000m와 1500m, 3000m 계주를 제패했다. 두 대회 연속 3관왕. 지난달 9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2차 월드컵에서도 500m와 1500m, 3000m 계주를 휩쓸었다.쇼트트랙 월드컵은 선수 한 명이 개인 종목 두 개와 계주를 더해 한 대회에서 세 종목까지 출전할 수 있다. 최민정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1차 대회(11월 1일)에서 따낸 금메달 두 개(1000m 1차 레이스, 3000m 계주)를 포함, 출전한 아홉 종목 중 여덟 차례나 시상대 꼭대기에 섰다. 금메달 여섯 개를 딴 대표팀 동료 심석희(18·세화여고)를 능가한다. 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지구력 훈련을 강하게 했다. 최민정은 작은 체구(163㎝·48㎏)에서 뿜어내는 순발력과 순간 스피드가 뛰어나지만 힘이 좋은 유럽 선수들과 부딪히는 자리싸움에서 불리했다. 그래서 초반부터 상위권에 자리를 잡고 경쟁자들이 추월하지 못하도록 속도를 유지하는 체력이 필요했다. 그는 지난 7월 26일부터 20일간 캐나다 캘거리의 올림픽 오벌에서 전지훈련할 때 이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두 명씩 짝을 이뤄 앞줄에서 선수들을 이끄는 '선두 유지' 훈련을 반복하고, 사이클 등 지상 훈련을 병행하며 근력을 길렀다. 훈련장이 해발 1034m 고지대에 있어 지구력도 크게 향상됐다.국내 선수들의 취약종목인 500m에서 금메달을 딴 성과도 긍정적이다. 단거리인 500m는 둘레 111.12m짜리 쇼트트랙 경기장 네 바퀴 반을 돌아 승부를 가린다. 출발 직후 자리싸움에서 정해진 순위가 결승선까지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체구가 좋은 선수들이 몸싸움을 통해 대부분 좋은 위치를 선점했다. 최민정도 지난 시즌까지 치열한 스타트 경쟁 때문에 고전했다.7월부터 바뀐 ISU 규정 덕을 조금 봤다. 한쪽 스케이트날을 바닥에 고정하고 반대쪽 앞날 끝을 빙판에 찍은 뒤 달려 나가던 이전과 달리 양쪽 스케이트날을 모두 바닥에 대고 출발해야 해 작고 날렵한 선수에게 유리해졌다. 최민정은 "단거리에서도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더 큰 격차로 경쟁 선수들을 제압하고 싶다"고 했다. 주 종목인 1000m와 1500m에서는 월드컵 종합우승을 노린다. 월드컵 시리즈는 한 시즌 여섯 차례 대회 결과를 점수로 환산해 우승자를 가린다. 금메달은 1만점, 은메달은 8000점, 동메달은 6400점을 준다. 최민정은 1000m 1위(2만8000점), 1500m는 심석희(2만6000점)에 이어 2위(2만점)를 달린다. 오는 11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4차 대회에서도 심석희와 우승을 다툴 가능성이 크다. 박세우 대한빙상경기연맹 쇼트트랙 경기이사(43)는 "여자부는 유럽이나 중국 등 경쟁국의 기량이 우리 선수들을 압도하지 못한다. 시즌 전망이 낙관적"이라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스포츠레저부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