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수레 막아선 사마귀' 野…국회가 경제 발목 잡는다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김보경 기자] "중국과 베트남은 우리의 첫번째, 세번째 수출대상국이다. 지금처럼 수출이 부진하고 경제가 어려운 때에 국회가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 내일(27일)까지 FTA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막대한 국익을 날려버리게 된다. 정부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목소리는 다급했다. 전날 오후 6시부터 밤 11시까지 국회에서 야당 의원을 설득하기 위해 기다리다 얼굴도 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던 윤 장관은 26일 아침에도 일찍 국회로 출근했다. 국회 본회의는 당초 이날 오후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야당이 무역이득공유제를 주장하며 강력 반대하면서 향후 여야 협의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한중, 한ㆍ베트남, 한ㆍ뉴질랜드 FTA는 양국 간 협상이 최종 타결돼 국회 비준만 기다리고 있다. 특히 한중 FTA 비준이 시급한 것은 금주안에 FTA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연내에 발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발효일에 1차로 관세가 인하되고, 내년 1월 다시 한 번 관세가 내려가 우리 수출기업에 실질적 혜택을 줄 수 있다. 올해 발효되지 않으면 한중 FTA에 따른 연간 54억4000만달러(한화 6조3000여억원)의 관세 절감효과가 날아가게 된다. 베트남과의 FTA도 시급하다. 베트남은 올들어 중국, 미국에 이은 우리나라의 세번째 수출대상국으로 부상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8∼19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쯔엉 떤 상 베트남 국가주석으로부터 "우리는 비준을 완료한 상태로 한국이 준비되면 언제든 베트남은 FTA 발효가 가능하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지난 24일에는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국회를 향해 작심발언을 했다.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만날 앉아서 립서비스만 하고, 경제 걱정만 하고, 민생이 어렵다면서 자기 할 일은 안 하는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위선이라고 생각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대통령은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도리"라고도 일갈했다.특히 FTA 비준이 지연되는 것에 대해 "시간이 없기 때문에 이 단 한번의 기회를 놓치면 우리 경제에 가중되는 어려움을 우리가 감당하기 참 힘들다"며 "앞으로 국회가 다른 이유를 들어 경제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이는 직무유기이자 국민에 대한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야당은 국회와 국민에 독설을 날리고 있다며 반발했지만 박 대통령의 초강경발언의 단초는 국회가 제공했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그러나 야당은 요지부동이다. 피해 산업에 대한 충분한 대책 마련이 우선이라는 말만 되풀이중이다. 최재천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은 전날 "중소기업ㆍ자영업자ㆍ농어민은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데도 정부는 한중 FTA의 명(明)만 강조하고 암(暗)에 대해 어떤 치유 노력도 안한다"고 주장했다.결국 여당은 26일 "한중 FTA 비준안 통과를 위해 농어촌 지역에 1조원 가량을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정의화 국회의장을 찾아 여야정협의체 논의와 현황, 내일 본회의서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당위성을 설명하고 필요하다면 여야 중재도 요청하겠다"고 전했다. 여당이 이날 아침 정부와 협의를 통해 추가 지원방안을 내놓으면서 여ㆍ야ㆍ정이 극적으로 합의안을 도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정부 고위관계자는 "야당도 FTA 비준안 처리가 국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상대 국가의 상황을 고려할 때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는 만큼 오늘 중에 여당과 합의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밝혔다.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정치경제부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