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휴대폰 케이스 제조사인 일야는 24일 개장과 함께 21% 급등세로 출발하더니 결국 상한가로 마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방북 추진 사실을 직접 언급하자 이 회사 사외이사인 김상협 카이스트 초빙교수와의 학연이 부각되며 투자자들이 몰렸다. 일야 주가는 지난 23일 차익실현으로 하루 조정을 받은 것을 제외하고 6거래일 중 5일을 상한가로 마감했다. 회사 측은 "(이 테마와) 실제 연관성은 없다"고 해명했지만 투자자들에게는 '먼저 치고 먼저 빠진다'는 테마주 투자법칙이 먼저였다. 일야가 뜨면서 금강철강, 경남스틸, 코맥스도 덩달아 올랐다. 이들 회사 대표가 인터넷 다음카페 '반존사(반기문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모임)' 회원이라는 소문이 확산되면서다. 올해 주식시장에선 수많은 테마주들이 명멸했다. '반기문, 제4이동통신, 스마트하이웨이, 메르스, 핀테크…'. 올 들어 증시를 들썩이게 한 대표 테마들이다. 반 총장이 차기 대선의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면서 반기문 테마주가 들썩였고, 정부가 제4이동통신사업자 신청을 받으면서 통신장비 관련주가 환호했다. 메르스 공포가 엄습했을 때도 증권가에서는 관련 수혜주 찾기에 분주했다. 반 총장의 고향인 충청북도 음성을 기반으로 한 케이블TV사업자인 씨씨에스는 지난 12일 이후 열흘 새 수직상승해 2배 가까이 올랐다. 한창은 최승환 대표가 현재 유엔환경기구(UNEP) 상임위원이라는 이유로, 보성파워텍은 반 총장의 동생인 반기호씨가 부회장으로 근무한다는 이유로 반기문 테마주로 분류되며 등락을 반복했다. 국토교통부가 서울~세종고속도로를 스마트하이웨이로 구축한다는 소식에는 지능형 교통사업을 하고 있는 비츠로시스와 경봉이 일주일 사이 나란히 32%, 11% 상승했다. 하이패스단말기 제조업체 에스디시스템, 보안솔루션업체 SGA, 아스파르 플랜트업체 스페코, 교통카드 솔루션사업체 에이텍티앤 등도 줄줄이 강세를 보였다. 메르스 발병과 확산으로 시장 전체의 투자심리는 얼어붙었지만 제약ㆍ바이오 관련주에는 광풍을 불어넣었다. 당시 유행했던 테마는 백신주(진단키트)와 마스크주 등 크게 2가지였다. 메르스 관련 연구용 키트를 만들고 있다는 보도에 서린바이오는 5월 중순 7700원대에서 6월 초 1만3600원대로 2배 가까이 뛰었지만 이후 딱 20일 만에 제자리로 내려앉았다. 메르스 확산 우려가 지속되며 마스크 판매량 증가에 대한 기대감에 오공, 케이엠 등이 2배 이상 뛰며 동반 강세를 보였지만 치솟았던 주가는 모래성처럼 한 달만에 무너졌다. 테마주 데이터베이스(DB)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포스탁에 따르면 현재 증시를 움직이는 테마주는 총 200종이나 된다. 이중 핀테크ㆍ인터넷은행(1월), 갤럭시S6(3월), 메르스(5월), 삼성페이(9월) 등이 올해 생겨난 신종 테마다. 인포스탁 관계자는 "반기문, 스마트하이웨이, 제4이동통신 테마는 올해 생겨나 아직 정식 테마그룹으로 편입되지 않았지만 시세 분출 정도나 테마 지속기간 등 적정성을 판단해 정식 테마주로 편입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테마주를 추격매수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단타에 참여하는 세력과 개미투자자들이 많아 매년 테마주가 극성을 부리고 있지만 테마주는 실제 기업가치나 실적과는 무관한 경우가 많아 자칫 끝물에 뛰어들어 손해를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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