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쿠알라룸푸르…장소만 옮겨 美·中 또 충돌

<미리 보는 아세안, 한·아세안, 동아시아 정상회담>

朴대통령, 미·중 남중국해 갈등 속 균형자 외교 시험대방북 앞둔 潘총장 '북핵해결 역할론' 지구촌 이목 집중[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경제ㆍ안보 분야에서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장소를 옮겨 다시 한 번 맞붙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필리핀 마닐라에서 '남중국해 분쟁' 이슈를 집요하게 제기했다. 그러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안보 이슈를 논하는 협의체가 아니다'라며 논쟁을 피해갔다. 21~22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이 열리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선 상황이 달라진다. 남중국해 문제뿐 아니라 한반도 긴장, 테러리즘 등 안보 이슈들이 공식 의제로 채택될 예정이라 중국도 더 이상 충돌을 피할 수 없다. 한미동맹과 한중협력 모두를 포기할 수 없는 박근혜 대통령의 균형자 외교가 또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방북 앞둔 潘총장에 쏠린 시선 =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의 북한 방문 계획을 유엔이 공식 확인한 가운데, EAS에 모습을 드러내는 반 총장의 입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 대통령과도 어떤 방식으로든 만나 대화를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EAS 개최국 말레이시아의 아니파 아만 외무장관은 최근 현지 언론에 "한반도 상황 등 이해관계가 얽힌 이슈들에 대해 정상들 간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경제ㆍ통상 문제를 다루는 아태경제협력체(APEC) 등과는 달리, 전략포럼인 EAS에서 지역 안보 문제는 중요 의제가 된다는 의미다. 박 대통령도 EAS 회원국들에게 북한 문제와 관련해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김규현 외교안보수석이 밝혔다.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낼 반 총장의 역할론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과의 현지 대화가 공개된다면, 그의 방북 계획이 한국 정부와 사전에 협의된 것인지 등 궁금증도 풀릴 것으로 보인다. EAS가 한반도 문제를 논의할 때 반 총장이 직접 상황을 설명할 개연성도 있다. 반 총장의 행보가 정치적 이슈로 해석되는 한국에선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朴대통령, 남중국해 입장 내나 = 아태지역 패권을 놓고 벌이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선 마닐라 APEC에서 중국을 향해 남중국해 인공섬 매립을 중단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쿠알라룸푸르에서도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할 것이라고 다니엘 크리텐브링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밝혔다. 아니파 아만 말레이시아 외무장관 역시 테러리즘을 포함해 남중국해 문제 등 안보 현안이 EAS 의제에 오를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APEC은 19일 채택한 정상선언문에 남중국해 이슈를 넣지 않고 침묵했다. APEC이 안보현안이 아닌 지역 경제통합을 논의하는 협의체라는 게 표면상 이유지만 주최국인 필리핀이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더 크다. 또 다른 안보 이슈인 테러리즘은 정상선언문에 넣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APEC을 앞두고 "논쟁을 촉발할 만한 이슈를 제기하지 말 것"을 필리핀 측에 요청했고 받아들여진 것이다.아세안(ASEAN)+3(한ㆍ중ㆍ일) 정상회의와 아세안+중국, EAS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대신 리커창 국무원 총리가 참석한다. 남중국해 문제는 아세안 회원국 다수가 연루된 이슈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중국의 인공섬 매립 중단을 한 목소리로 내면서 중국과 충돌한다면, 박 대통령도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원칙론을 고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쿠알라룸푸르에서의 미ㆍ중 충돌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 마닐라(필리핀)=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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