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합작영화 공격적 투자 나선 화책미디어 부사장 왕총
왕총 화책미디어 부사장
국내 배급사에 535억원 투자 이어 1년 만에 합작법인 설립양국에 최적화된 영화 제작 주력[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대륙의 극장가를 사로잡은 '한류 영화'는 중국의 스크린쿼터 정책에 가로막히자 인기 배우에 의존하던 형태에서 탈피, 합작영화 제작을 통해 활로를 찾았다. '소피의 연애 매뉴얼(2009)', '이별계약(2013)', '20세여 다시 한 번(2014)' 등이 잇달아 흥행에 성공했고, 지난해 양국 정부가 '영화 공동 제작에 관한 협정'을 체결하면서 탄력을 받았다.그 최전선에 화책미디어가 있다. 지난해 국내 투자배급사 NEW에 535억원을 투자하더니 1년 만에 중국 합작법인 '화책합신'을 설립했다. 내년 4월 강풀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마녀'를 시작으로 '뷰티 인사이드(2015)'와 '더 폰(2015)'의 리메이크 영화를 차례로 선보인다. 왕총 화책미디어 부사장(31)은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5 국제 콘텐츠 컨퍼런스에 참석해 "NEW의 콘텐츠는 따뜻한 테마로 다양한 감동을 준다. 중국시장에서 흔하지 않은 이야기까지 다뤄 다양한 형태로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가장 눈길을 모으는 작품은 '마녀'다. 한국의 인력과 중국의 자본이 만나거나, 한국의 콘텐츠를 중국에서 리메이크하던 기존 방식과 거리를 뒀다. 기획부터 양국 현지에 최적화된 두 영화의 제작을 목표로 두고 원작 판권을 공동 구매했다. 한국과 중국에서 제작을 동시에 진행할 예정. 왕총 부사장은 "한국은 할리우드로 대변되는 서양권 콘텐츠와 선진기법을 빠르게 받아들여 아시아적인 콘텐츠로 만들고 있다. 콘텐츠에 있어 중국보다 5년 이상 앞서 있다"며 "'마녀' 프로젝트 등으로 그 격차를 줄여나가고 싶다"고 했다.
영화 '뷰티인사이드' 스틸 컷
중국에서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의 엄격한 심의 때문에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제작하기 어렵다. 로맨틱 코미디와 가족 드라마가 유행하면서 영화산업이 크게 성장했지만 높아진 중국 관객의 눈높이에 맞춰주지 못하고 있다. 세계화 전략도 번번이 가로막힌다. 왕총 부사장은 "중국 정부의 규제에 도전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일단은 전 세계가 가진 공동 가치관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제작하는 한국이 부럽지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와 좋은 아이디어, 경험이 잘 어우러진다면 한국시장에서도 인기를 끌 요인은 충분하다"고 했다. 왕총 부사장은 또 다른 돌파구로 인터넷을 꼽았다. 그는 "올해부터 콘텐츠 배급 채널로 인터넷을 가장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네티즌들의 니즈를 전략적 판단에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사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이 기회가 한국 콘텐츠 기업에게도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왕총 부사장은 "중국의 인터넷 동영상사이트 이용자가 4억3000만명을 넘어섰고, 최근 인터넷을 통한 영상시청시간이 TV시청시간을 앞질렀다는 통계도 나왔다"며 "중국 인터넷 이용자들의 수요나 기호도를 가장 우선순위로 판단해서 전략을 짠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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