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의 남대문면세점, 두산의 동대문면세점용산, 여의도 등 관광객 드물던 지역도 북적일듯
(맨위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롯데 월드타워점, 신세계 본점, 동대문 케레스타, 동대문 두타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내년 국내에 신규 면세사업장이 잇달아 오픈하면서, 업계가 급격한 변화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선정 업체들이 입찰 과정에서 다양한 주변 인프라 조성 및 상생을 공언한 만큼 주변 상권 역시 수혜가 예상된다. 지난 14일 관세청은 연말 종료되는 면세 특허의 신규 사업자로 서울 지역에서는 신세계DF, 호텔롯데, 두산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부산지역에서는 기존사업자인 신세계조선호텔이 후속 사업자로 재선정됐다. 이번 심사 결과에 따라 이르면 내년 상반기 서울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명품관과 동대문 두산타워에 신규 면세점이 들어서게 된다. 재입찰에 실패한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과 호텔롯데의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운영을 접게 된다. ◆동대문·남대문 '시장상권' 르네상스 오나= 동대문과 남대문 등 전통 시장상권을 부지로 한 면세점 설립이 확정되면서, 이 지역 상권의 부활이 예고된다. 신세계는 관광인프라 개선에 5년간 530억원을 투입하는등 '도심관광 클러스터화' 지원을 통해 2020년까지 약 2배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한국적 가치를 살리고 상생, 수출이 공존하는 모델을 만들어 '외래 관광객 1700만명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신세계디에프는 15개 관광진흥 프로그램을 통해 연평균 131만명, 5년간 총 655만명의 신규 관광객을 추가 유치할 계획이다. 동대문 지역을 기반으로 회사를 키워온 '터줏대감' 두산도 숙원사업인 '동대문 면세점 설립'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앞서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자신과 그룹이 각각 100억원을 출연해 총 200억원의 초기재원으로 동대문 지역발전을 위한 재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두산에 따르면 한 때 20조원에 달했던 동대문 상권 규모는 불과 10년만에 12조원까지 쪼그라들었다. 명동(850만명) 다음으로 요우커들의 방문이 많은 동대문(710만명)이지만 시내면세점이 없다는 점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두산의 설명이다.업계 내부적으로도 상위권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 7월 매출액 기준 롯데의 점유율은 50.1%로 2위 기업 신라(29.5%)를 큰 격차로 따돌리고 있다. 롯데 잠실점의 지난해 기준 연매출은 4820억원. 지난해 매출 규모가 올해 100% 동일하게 이관된다고 전제할 경우 롯데가 잠실점 특허를 상실하게 되면서 롯데면세점의 총 매출액은 2조원 초반으로 하락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신라의 경우 현재 1조5000억원 수준의 매출에 연말 오픈하는 용산 소재의 대형 면세점(HDC신라면세점) 매출이 더해져 업계에서 1위를 넘볼 가능성도 있다. 김대진 한국산업은행 연구위원은 "운영권 획득기업과 탈락기업간의 향후 유통시장 내 입지 변화가 예상된다"면서 "대형마트, 백화점 등 다른 유통업태들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면세점 운영권 획득은 유통기업의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시내 면세점 현황( 주: 1. 롯데면세점코엑스점 영업개시 시점은 인수시점(2010 년 7 월 AK 면세점 인수)2. 2015 년 7 월 신규 시내 면세점 허가 받은 4 개 업체는 영업개시 예정일 기준), 자료= 각사 및 한국투자증권
◆용산·여의도·인사동에도 면세점= 명동과 강남 가로수길 등 특정 지역에 몰렸던 외국인들의 관광 반경도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7월 관세청이 15년만에 서울 지역에 3개의 신규 시내면세점 사업 허가권을 발급하면서다. 당시 심사를 통해 용산, 여의도 등 그간 관광지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했던 신규 지역에 연말 면세점 설립이 결정됐다. 이들 지역은 교통 및 관광 인프라가 비교적 잘 갖춰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그동안 '죽은 상권'으로 평가받아왔다. 7월 선정된 신규 특허의 사업자들도 연말께 사업장을 오픈하지만 본격적인 영업은 내년부터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브랜드와의 입점 협의를 아직 끝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에 오픈할 신규 면세점은 용산 아이파크몰의 HDC신라면세점(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의 합작법인), 여의도 63빌딩의 한화갤러리아면세점(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인사동의 SM면세점(하나투어 컨소시엄)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시내면세점은 을지로 등 도심 지역과 삼성동 코엑스 등 관광객 밀집지역 위주로 성장해왔다"면서 "신규 시내면세점의 개점으로 주변 지역에 새로운 상권이 창출돼 면세점 뿐 아니라 관광시장 확대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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