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올해 주요 수출 대상국 사이에서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중국, 미국과 함께 3강의 한 자리를 차지하던 일본의 순위가 5위로 밀리면서 3강 체제가 완전히 막을 내리게 됐다. 대신 매달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홍콩과 베트남이 3위와 4위에 올랐다.베트남은 지난 7월 전년 동기 대비 월 수출 증가율이 무려 46.1%를 기록할정도로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져 내년에는 새롭게 3강 멤버가 될 전망이다.산업통상자원부가 올 10월까지 잠정 집계한 주요 지역별 수출 추이를 살펴보면 우리나라가 일본에 수출한 금액은 215억22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1%나 줄었다.중국이 1145억6800만달러로 1위를 차지했고 미국은 584억4600만달러로 2위에 올랐다. 일본은 247억500만달러로 홍콩과 233억9천만달러의 베트남에도 순위가 밀렸다.1996년부터 미국과 함께 한국의 주요 수출국 양강을 이루던 일본은 중국 경제가급성장하면서 2001년 3위로 밀려났다.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일본은 올해 9월까지 석유제품(-47.9%), 반도체(-2.3%), 무선통신기기(-14.4%), 자동차부품(-8.9%), 철강제품(-27.6%) 등 주요 품목 대부분에서 한국 수출이 급락했다.이는 엔저 영향으로 현지 한국산 제품의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일본 경제는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자체 경쟁력이 최근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베트남은 삼성전자 모바일공장, 한세실업 섬유공장 등 한국 기업이 경제를 견인하면서 전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한국의 수출 물량이 늘었다.휴대전화 부품 수출액이 올해 9월까지 전년대비 145.5%나 뛰었고 평판디스플레이(149.1%), 자동차(76.6%) 등의 수출이 두드러졌다. 한국의 생산기지가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많이 옮겨 가면서 베트남 경제가 크게 성장한 것이다. 최근 추세가 이어진다면 내년에는 홍콩을 제치고 3위권으로 도약할 것이 유력해 보인다. 우리나라의 대베트남 수출은 2000년대 들어 급증하기 시작했다. 지난 2007년에는 연간 수출 증가율이 무려 46.7%를 기록했고 2010년 이후에도 3차례나 30%대 증가율을 보인 바 있다.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베트남이 최근 타결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TP) 참가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섬유와 의복, 신발 등에서 총 679억달러의 수출확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문병기 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수석연구원은 "노동 비용이나 규제 등으로 인해 중국에 자리 잡았던 외국 공장들이 베트남으로 옮겨가는 등 글로벌 생산네트워크가 조정되는 중"이라며 "베트남은 TPP의 회원국이기도 해서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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