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우리나라에서 자동차 연비를 과장했거나 환경 기준을 위반했을 때 부과되는 과징금이 미국의 5200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언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8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 앞서 배포한 자료에서 “과징금 등 연비 뻥튀기로 인한 국내 처벌이 미국에 비하면 솜방망이 처벌에 불과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언주 의원실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환경기준을 위반한 차량 1대 당 3만7500달러(약 4347만 원)의 과징금을 매길 수 있다. 이에 따라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배출가스 조작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폭스바겐 골프·제타·비틀과 아우디 A3 등 4개 차종 48만2000여 대와 관련해 폭스바겐에 대해 최대 180억 달러(약 20조867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반면 현행 국내 자동차관리법에서는 환경기준 위반 시 과징금을 매출액의 0.1% 혹은 차종 당 최대 10억 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에서 문제가 된 4개 차종 48만2000여대에 대해 국내 법규를 적용할 경우 부과되는 과징금은 40억원에 불과하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은 환경 기준을 위반한 차량의 대수에 관계없이 차종당 최대 10억 원까지만 부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경 기준을 위반한 자동차 회사에 대해 국내 법규상 부과할 수 있는 과징금 액수가 미국의 0.019%에 불과한 셈이다. 과징금 액수가 낮을 뿐만 아니라 정부가 과징금도 즉시 부과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원은 “국토교통부가 지난 2013년~2014년 연비조사에서 연비를 뻥튀기 한 것으로 드러난 현대자동차와 쌍용차동차, 그리고 자진 신고한 한국GM에 대해 아직도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고 있다”며 “국토부는 시효가 없어서 아직 부과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눈치껏 봐주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지난 2월에 연비 뻥튀기, 자동차 안전기준, 부품 안전기준 등을 위반한 판매자에게 부과하는 과징금 한도를 현재 최대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인상하는 ‘자동차관리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해 현재 국토위에 계류 중이다. 이 이원은 “국토위에 계류 중인 개정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자동차 연비 과장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미연에 방지해 소비자 권익 보호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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