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17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는 신동빈 국감을 방불케 했다.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국감에서 신 회장은 의원들의 질의에 차분히 답했으며 의원들 역시 신 회장의 한국어 실력을 감안해 또박또박 질의를 시작했다.첫 질의자로 나선 김영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시작 전 "국민을 대신해 천천히 질의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여야 의원들은 롯데그룹의 불투명한 지배구조 문제와 불공정행위에 대한 시정을 요구했다.김 의원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너 나가'라는 말을 하는 등 소위 '손가락 경영'이라는 권위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면서 "롯데는 정말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언급했다.신 회장은 롯데호텔 상장 계획을 묻는 김 의원의 질문에 "내년 2분기까지 완료할 것"이라면서 "부친인 신 총괄회장의 승낙도 받았다"고 답했다.같은 당 김기식 의원은 이와 관련해 "롯데호텔 상장하면 상장차익이 최대 15조원이 된다"면서 "하지만 지분을 갖고 있는 일본에 있는 회사들이 상장 후 파는 순간 국내에는 한 푼도 안 내고 일본에 내게 된다"고 지적했다.김 의원은 "한국에서 돈 벌어서 회사 키웠는데 상장차익은 일본 기업이 다 얻고 세금도 일본에 내고 국내에는 한 푼도 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신 회장은 이에 대해 "신주 발행으로 많은 자금을 조달해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면 우리나라에서 고용도 늘어나고 세금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상직 의원은 "신 회장이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여러가지 약속을 했다"면서 "납품단가 보장, 대형마트 휴일 의무 준수 등 구체적인 상생프로그램을 내놔야 한다"고 당부했다.새누리당 의원들도 최근 롯데그룹의 '형제의 난'이 국민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부분을 지적하면서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김태환 의원은 신 총괄회장이 일본에서 어렵게 기업을 키워왔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부친되는 분이 그렇게 열심히 노력해 오늘의 롯데를 일으켰는데, 두 형제는 경영권 싸움을 하고 있다"면서 "온 국민이 실망할 정도의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신 회장은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명심하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김 의원이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국회에서 공식 사과할 용의가 있느냐"고 묻자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이번 가족 간 일로 국민한테, 의원들께도 심려끼쳐 드린 점 부끄럽게 생각하고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신동우 의원은 '경주 최부자 정신'을 언급하면서 롯데그룹의 협력업체에 대한 불공정거래 행태를 지적했다. 신 의원은 "최 부잣집은 나 뿐 아니라 상대방도 먹고 살아야 하는 식의 관계를 유지했다"며 "하지만 롯데와 거래하는 협력업체들은 좀처럼 돈 벌기가 어렵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롯데는 상생 발전하고 국민의 사랑을 받는 회사가 되겠다고 마음먹어야 한다"고 말했다.박대동 의원은 청년 고용 문제를 언급하면서 "앞으로 4년간 2만4200여 명의 청년을 고용하겠다고 한게 맞냐"고 물었고 신 회장은 이어 "전체적으로는 2018년까지 약 7만4000명을 고용할 것"이라도 답했다.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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