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프리즘]한반도 급변사태 시 중국의 개입 가능성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

한반도의 분단은 구소련의 북한 지원으로 시작돼 중국의 6ㆍ25 전쟁 참전으로 고착화됐다. 70년이 다 돼 가지만 남북한 군사충돌 위험은 여전하다.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로 시작된 최근의 한반도 긴장 정세는 지난 25일 새벽 남북한이 6개 항목 합의사항을 도출하면서 일단락됐다. 전쟁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비켜갔지만 본질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지속하는 한 국지전과 전면전을 포함해 한반도에 급변사태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이번에는 대화로 풀었지만 다음에는 어떻게 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한반도에 급변사태가 일어난다면 한미 연합군이 확실히 북한을 상대하겠지만 중국은 어떠할까. 과연 북한 편을 들어 또다시 참전할까. 중국과의 아픈 전쟁 기억이 있는 한국에게 이 질문은 무겁기만 하다. 2012년 후진타오 전 주석 집권 시기까지만 해도 한반도 유사시 중국의 군사적 개입 가능성은 컸다. 그 이유는 우선 북중 자동 군사개입 관련 조약이다. 50여년 전에 체결해 유명무실하다는 말도 있지만 양국 최고 지도자들 간에는 그동안 쌓아온 신뢰가 있었다. 아울러 그때만 해도 중국은 한반도 전체가 미국 세력 범위에 들어가는 것만은 어떻게든 막으려 했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이 집권한 후 상황은 많이 바뀌었다. 우선 중국 최고 지도자의 대북 시각이 달라졌다. 과거 지도자들은 혈맹인 북한은 어떤 일이 있어도 계속 안고 가려 했다. 따라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사태 때 중국은 확실하게 북한 편을 들었다. 2011년 12월 김정일 위원장 유고 때 중국은 당정군 합동으로 가장 먼저 조의를 표시했고 '김정은 영도체제 아래'라는 표현으로 후계체제를 빠르게 인정했다. 시 주석은 다르다. 대외관계에서 정상적인 국가관계를 강조한다. 북한도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일반 국가로 대한다. 과거에는 공산당 대외연락부가 특별국가로 북한 업무를 주도했으나 지금은 정상 국가관계 업무를 추진하는 국무원 외교부가 주도한다. 이렇게 되니 핵실험과 같이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행위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하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도 동참했다. 중국 내 북한 여론도 악화일로다. 북한이 핵실험을 할수록 중국의 대북 여론은 나빠졌다. 2013년 2월 중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북한이 3차 핵실험(2006년 1차ㆍ2009년 2차)을 강행하자 중국 내 반대여론이 들끓었다. 특히 시 주석이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또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앞둔 시점이라 중국의 불쾌감이 더 컸다. 일반 중국인들까지 북한에 대한 반감을 그대로 드러냈다. 인터넷에는 북한을 조롱하는 패러디가 넘쳐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2013년 말 북한이 양국 고위층 간 연결고리 역할을 했던 장성택 전 노동당 행정부장을 처형하자 북중관계는 더욱 소원해졌다. 중국이 과연 국내 여론을 무시하고 멀어져 가는 북한에 한반도 유사시 군사적 지원을 할까. 경제도 어렵지만 군사적으로도 중국은 지금 여유가 없다. 중국 군부는 부패척결로 시끄럽다. 한때 군부서열 2ㆍ3위에 있었던 궈보슝과 쉬차이허우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부패협의로 출당조치 및 사법처리됐다. 인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14명의 장성이 부패협의로 낙마했다. 군부개혁이 대대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상당기간 중국은 어떤 일에도 군사적 개입을 쉽게 할 수 없다. 아울러 날로 강화되는 한중 관계도 한반도 급변사태 시 중국의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한중 무역액은 2354억달러로 1992년 한중 수교 당시에 비해 37배 늘어났다. 양국 교류 인원도 사상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었다. 수교 당시에는 20만명에 불과했다. 양국 정상의 관계도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다. 결국 한국이 한미 군사동맹을 유지하고 중국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할수록 또한 러시아, 유럽, 동남아 등 더 많은 국가와 지역을 우호세력으로 만들수록 한반도 전쟁 도발에 대한 억제력은 커지고 평화도 유지된다. 나아가 남북통일까지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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