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앤비전]방송콘텐츠의 위기와 온라인 유통 전략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최재유 미래부 차관

국내 방송콘텐츠 시장이 뜨겁다. 지난 3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시행에 따라 유료방송채널시장이 개방됐고, 중국 정보통신기술(ICT)기업 삼인방인 BAT(바이두ㆍ알리바바ㆍ텐센트)는 국내 방송콘텐츠 제작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온라인 방송콘텐츠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 OTT (Over The Top) 서비스 대표주자인 넷플릭스의 국내 진출 소문이 무성하고 인터넷을 매개로 1인 방송 미디어의 제작과 유통을 지원하는 멀티채널네트워크(MCN) 시장으로 KBS, CJ E&M, 네이버와 같은 방송콘텐츠 서비스 사업자들의 진출도 활발하다.기술이 발달하면서 인터넷을 통해 수백 개의 방송채널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더 이상 방송이 전통적인 방송 사업자들의 전유물이 아닌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모든 통신이 인터넷프로토콜(IP)을 기반으로 이루어져 있고 전국적인 LTE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방송콘텐츠를 모바일 기기로 시청하는데 불편함이 없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더 나아가 이러한 환경에서 방송 시청자들은 일방적으로 방송을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방송콘텐츠를 마음껏 선택하고 언제 어디서나 보고 즐기며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 방송하는데 까지 이르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유튜브이다. 실제로 유튜브에는 매분 300시간 분량의 콘텐츠가 올라오고 있으며 국내 온라인방송의 약 80%가 유튜브를 통해 유통되고 있다. 방송콘텐츠의 제작과 유통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지난 2013년 국내 방송콘텐츠의 수출액 중 지상파 3사의 비중이 약 80%에 이를 만큼 국내 방송 콘텐츠의 글로벌 유통은 그동안 지상파 중심이었다. 하지만 유통환경이 온라인 중심으로 변모하고 개인들의 콘텐츠 제작이 활발해지면서 산업적 측면에서 이들을 지원할 새로운 국내외 유통망 확보가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국내 온라인 방송의 80%를 유튜브가 장악하고 있는 현실은 매우 안타깝고 외산 플랫폼에 유통을 의존하게 됨으로써 자칫 국내 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로 이어지지나 않을까 염려스럽기도 하다.해외진출을 위한 콘텐츠의 유통망 구축에는 엄청난 자본과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우리와 같은 후발주자에게는 더욱 그렇다. 마케팅 및 홍보비용 등이 매년 200억 원 가까이 들어 800억 원 정도의 매출을 달성해야 본전이라던 기업인의 토로가 생생하다.글로벌 콘텐츠 기업들의 막강한 자본력과 기존 유통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들만의 노력으로는 부족하다. 방송의 디지털화와 인터넷의 발전에 따라 플랫폼과 채널이 증가한 지금의 방송환경 하에서 국내 방송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새로운 형태의 유통 전략이 필요하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013년말에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을 마련하고 방송산업 환경 변화에 따른 국내 방송산업의 역할 재정립과 글로벌 경쟁력 향상을 위해 노력해 왔다. 특히, 콘텐츠의 제작과 글로벌 유통을 촉진해 국내 방송산업의 시장규모를 글로벌 수준으로 키우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최근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MCN시장의 성장을 위한 지원에 있어서도 미래부는 '융합형 기획개발 프로젝트'를 통해서 콘텐츠 제작능력이 검증된 창작자를 선별하고 기획능력을 평가해 제작지원 까지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MCN사업자, 방송사, 인터넷 포털, 제작사 등을 창작자 선발 심사위원으로 하여 창작자와 사업자를 매칭하고, 창작자에게 사업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또한 글로벌 유통망 형성을 위해서는 '온라인B2B 마켓 플레이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글로벌 유통망이 부족한 중소 방송사 및 제작사, 1인 창작자를 위해 통합 수출 창구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방송사 및 콘텐츠 제작자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내 콘텐츠 1000여편의 수급과 유통, OTT 서비스 운영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1957년 대한민국 최초의 TV방송이 시작된 이래 6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우리는 수많은 방송콘텐츠를 보며 함께 웃고 함께 울어 왔다. TV가 아닌 각자의 손에 들린 모바일 기기를 통해서 방송콘텐츠를 소비하는 시대가 도래 했지만 그 속에 담긴 방송콘텐츠는 여전히 우리 삶의 희로애락을 대변하고 있다. 방송콘텐츠의 제작과 수출이 결국, 우리 문화의 수출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방송이 위기라고 한다. 한류가 힘을 잃고 있다고도 한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던가? 급변하는 방송환경이 우리 방송산업 재도약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온라인 중심의 새로운 전략을 통하여 글로벌 방송콘텐츠 시장에서 우리의 콘텐츠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인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할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의 역량을 집중할 때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2부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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