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중국 정부가 신규 기업공개(IPO) 중단 조치를 내리면서 중국 기업들의 한국 러시가 이뤄질 전망이다. 한국거래소가 올해 220개사 이상의 IPO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중국 기업의 한국 증시 상장의 길은 더욱 활짝 열리게 됐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상하이지수가 급락하면서 증시 부양을 위해 IPO를 중단시켰다. 기업 상장 승인을 받았던 28개 기업도 IPO가 연기됐다. 지난 5월12일 5178까지 치솟았던 상하이지수는 지난 3일 3700선이 무너졌다. 거품이 빠지면서 상하이시장에서만 2696조원이 증발했다. 중국 당국이 증시 부양을 위해 IPO 카드를 꺼내든 것은 중국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아 IPO에 참여할 자금을 마련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IPO가 있을 때마다 매도 물량이 쏟아져 증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IPO를 제한한 배경이다. 중국의 IPO 중단은 한국 증시에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체시장으로 한국 상장을 시도하는 중국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배경에서다. 한국거래소가 올해 IPO 확대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특히 중국 기업 상장 유치에 적극적이다. 그간 거래소를 비롯 국내 투자은행(IB) 업계는 중국 기업 상장에 다소 소극적이었다. 2011년 중국 고섬사태 이후 비판 여론에 호되게 당하면서 중국 기업 상장에 부정적인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달라진 모습이다. 오히려 상장 활성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적극적인 유치에 나서고 있다. 거래소 유가증권본부와 코스닥본부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중국 현지에서 상장 유치 설명회를 열고 있다. 특히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올해 220개사 상장 유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중소벤처와 중견기업 사이에 놓인 기업들도 적자상태에서 상장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바꿔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적자 상태의 중국 기업 상장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결실은 맺어지지 않고 있다. 2011년 완리인터내셔널(완리)이 상장 이후 중국 기업 상장은 맥이 끊겼다. 그러다 지난달 중국 애니메이션 제작업체인 헝셩그룹이 거래소와 코스닥 상장을 위한 사전 협의에 들어갔다. 이어 지난 6일에는 차이나크리스탈신소재가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현재 한국 증권사와 주관사 계약을 맺고 IPO를 추진 중인 중국 기업은 11개사에 달한다. 신한금융투자가 헝셩그룹을 비롯 차이나크리스탈, 로스웰, 해남신세통제약 등 4개사, NH투자증권이 해천약업, 신동봉우면분, 국휘, 통얼다케이블, 패션아트 등 5개사의 IPO를 각각 추진 중이다. 이 밖에 삼성증권이 웨이나화장품, 유안타증권이 금세기차유제조의 주관사다. 여기에 중국에서 IPO를 추진하다 중단된 업체들이 한국행에 오를 경우 최대 20여개사까지 상장 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IB업계 일각에서는 중국 기업 상장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2의 고섬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감에서다. 이로 인해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의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안전장치를 확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재 거래소는 중국 고섬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예비심사 기간을 45영업일에서 65영업일로 늘렸다. 꼼꼼히 확인해 문제가 있는 기업은 미리 걸러내겠다는 것이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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