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직원 직접 설득나서 10월 합병 자산관리ㆍ기업금융 성과 기대합의서엔 외환은행 유리한 조건 다수 포함
통합 일지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조은임 기자] 하나금융그룹과 외환노조가 13일 하나ㆍ외환 통합에 전격 합의함으로써 양사간 통합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당장 국내 최대 자산 보유 은행이 탄생한다. 하나금융은 다음달 7일 주주총회를 거쳐 10월1일까지 통합법인 출범을 완료할 계획이다. 하나ㆍ외환은행 통합은 당장 자산관리와 기업금융에서 성과가 기대된다. 하나은행은 개인금융ㆍ프라이빗뱅크(PB) 등 자산관리 부문이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고, 외환은행은 기업금융과 외환 부문 등에서 차별화를 갖고 있다. 이번 통합은 자산관리와 기업금융, 외환업무가 서로 견인하면서 실적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통합을 기반으로 하나금융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지난해 하나금융의 자체 분석에 따르면 두 은행 통합에 따른 수익증대 효과는 연 3121억원에 달한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과의 통합을 통해 2025년까지 총자산 800조원, 세전 이익 4조원, 글로벌 사업비중 40% 등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통해 아시아 5위권, 글로벌 40위권의 은행으로 도약한다는 것이 김정태 회장의 청사진이다.하나ㆍ외환은행 통합에 앞서 이뤄진 카드사업부문과 해외점포 통합에서도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외환카드와 합병한 통합 카드사업부문(하나카드)은 올 1분기 취급액 기준으로 점유율 8%를 기록했다. 업계 5위 롯데카드(점유율 8.7%)를 바짝 뒤쫓고 있다. 인도네시아 통합법인과 중국하나은행의 통합 시너지도 현지 영업기반 확대를 통해 중소기업, 리테일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 중이다. 이번 통합 합의에는 김 회장의 승부수가 통했다. 하나금융은 외환노조의 반대로 합병 절차를 연기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 1월에는 '6월까지 합병절차를 중단하라'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합병 절차로 중단됐다. 그러나 김 회장은 지난달 26일 '하나ㆍ외환은행의 통합절차 중단 결정' 취소를 법원으로부터 이끌어낸 후 통합 작업을 다시 진행했다.특히 김 회장이 '직원을 직접 설득한다'는 플랜B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김 회장은 지난 6일부터 사흘간 대구ㆍ경북, 부산ㆍ울산, 경인본부 등을 돌면서 '스몰빅 콘서트'를 열어 직원들을 대면해 두 은행을 통합해야 하는 당위성을 설명했다. 더불어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의 전 임원을 독려해 지난 주말 노조 관계자들에 접촉을 시도했다.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김근용 노조위원장의 자택을 찾아 새벽 2시경까지 대화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번 합의는 김 회장이 외환 노조 관계자들을 지속적으로 접촉하면서 성사됐다"며 "어려운 금융환경과 외환은행의 경영악화 등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가자는데 양측이 공감했다"고 전했다. 합의서에 내용을 살펴보면 외환은행에 유리한 조건이 다수 포함됐다. 통합법인 출범은 10월1일까지 완료하고, 통합은행명에는 '외환' 또는 'KEB(외환은행 영문명)'를 포함하기로 했다. 합병 후 2년간 인사운용 체계를 은행별로 이원화해 운영하고 이 기간 중 교차별령은 당사자간 합의를 통해 운영한다. 또 인위적 구조조정은 하지 않고, 임금ㆍ복지후생 체계 등 기존 근로조건이 저하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임금 인상은 공단협의 합의결과 최소 기준을 반영한다. 더불어 노동조합이 체결한 단체협약은 통합 집행부가 출범하기 전까지 유효하게 작용한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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