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실종 그리스…실물경제 '식물'위기

자본통제 2주차…8일 은행 열리지만 장기화 우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자본통제 2주차에 들어선 그리스의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수입업체들은 해외에서 물건을 들여올 돈이 없고, 소비자들은 소비할 돈이 없다. 그리스 국민들은 국민투표 결과에 환호했지만 현실은 이렇듯 냉혹하기만 하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리스에 대한 자본통제가 경제를 빠르게 위축시키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중 상점에는 아직 물건이 동나지 않았지만 수입업체와 도매업자들은 그리스의 상품 수입량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콘스탄틴 미할로스 아테네 상공회의소 회장은 "소비가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며 그리스 실물경제의 위기를 설명했다.수입업체들뿐만 아니라 수출기업들도 타격이 크다. 수출업자들 대부분이 상품 생산을 위해 원료를 수입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식품ㆍ제약 부문의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각지에서 육류를 수입해 가공ㆍ판매하는 육류업체 코메코 SA의 한 관계자는 "(협력업체들이) 현금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원료를 주지 않는다"며 "채권단이 계속 은행을 폐쇄할 경우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털어놨다. 식료품 유통업체 매브리코스의 마리아 매브리코스 대표는 "우리 손 안에 있는 돈은 묶여 있다"며 "돈은 오직 컴퓨터 스크린 속에 있고, 우리 손에는 없다"고 호소했다. 상품과 원료의 수입이 줄어들 경우 그리스 경제에는 더욱 큰 혼돈이 올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리스 최대 가축업체인 폴리티코스 브로스의 니콜라스 폴리티코스 매니저는 "만약 고기와 가축 수입이 중단되면 버틸 수 있는 기간은 일주일 정도"라고 말했다. 그리스 정부는 지난달 28일 뱅크런(대량 예금인출) 사태를 우려해 현금인출기(ATM) 출금 한도를 하루 60유로로 유지하는 등의 자본통제를 실시했고 오는 8일까지 연장했다. 하지만 WSJ는 8일에 은행이 열릴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들은 별로 없다고 전했다. 구제금융 협상 여부에 따라 자본통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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