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김모(67)씨는 예금에 넣은 5억원에서 나오는 연 2.4%대 이자 수익과 국민연금으로 생활 합니다. 1200만원이 1년 예금 이자인데, 여기에 이자 세금 15.4%를 제하고 김씨 손에 쥐어지는 돈은 한달에 84만6000원정도됩니다. 100세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지금, 아직은 원금을 지킬 때라고 생각하고 있었죠. 김씨는 지난 11일 기준금리가 연 1.50%로 0.25%포인트 인하됐다는 소식에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기준금리가 내리면 예금 이자도 같이 떨어질 수 밖에 없으니까요. 이미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춘 당일 일부 특판 예금의 금리를 연 1.95%(만기 1년)에서 1.90%로, 0.05%포인트 내렸죠. 외환은행도 정기예금 상품인 ‘YES큰기쁨예금’의 1년 만기 금리를 연 1.65%에서 1.40%로 0.25%포인트 떨어뜨렸습니다. 국민은행과 농협은행 등도 다음주부터 예금 금리를 내릴 예정입니다. 마침 예금 통장의 만기도 다가오고 있어 김씨의 고민은 더욱 커졌습니다.
예·적금 금리에 영향을 주는 기준금리 인하로 김씨 처럼 이자 수입에 주로 의존하는 사람들의 생활은 한층 팍팍해지게 됐습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환경이 완전히 달라진 만큼 '좋든 싫든' 예금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투자 중심으로 바꿀 때라고 조언합니다. 연 1%대 초·중반 이자율은 이자소득세(15.4%)를 떼고 나면 0.9%인 올해 물가상승률 예상치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예·적금으로 한푼 두푼 모으며 종잣돈을 마련한 은행 소비자들이 한순간에 투자성향으로 바꾸는게 말처럼 쉽진 않죠. 혹시라도 주식, 펀드 등으로 손해까지 본 기억이 있다면 더 하겠죠?'금리절벽' 시대, 그래도 예·적금에 대한 신뢰가 제일 높다면 예·적금의 전략을 바꿔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입니다. 그동안 집 근처 은행 창구에서 예·적금을 가입했다면 이제는 은행들이 내놓은 예금 상품을 면밀히 비교해 선택해야 합니다.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는 전국은행연합회 홈페이지를 통해 손쉽게 비교할 수 있습니다. 13일 기준 전국은행연합회에 고시된 예금 금리를 살펴보면 연 2%대(1년기준) 예금 금리 상품은 산업은행의 'KDB Hi 정기예금'(2.05%), 제주은행의 사이버우대정기예금(2.05%), 전북은행의 JB다이렉트예금통장(2.0%)이 있네요.은행 창구보다 금리를 조금 더 주는 온라인·모바일 전용상품으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국민은행의 모바일 전용상품인 KB스마트 폰예금의 금리는 연 1.80%입니다. 여기에 우대금리 0.6%포인트까지 챙긴다면 최고 2.4%의 금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시중은행이 아닌 저축은행 예금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단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할 점입니다. 예·적금 유지기간을 2년, 3년, 5년씩의 중장기로 설정하기 보다는 6개월, 1년 단위로 짧게 하며 특판 상품을 노리거나 금리 인상 시점을 노리는 저축전략도 고려할 만 합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시점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라 시장에서는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마지막일 것이란 시각이 높습니다. 올 하반기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면 우리나라 금리도 올라갈 수 있습니다.예·적금 기간을 단기로 설정할 경우 동기부여가 쉽다는 점도 매력적 부분입니다. 만약 6개월 후 여행을 가기 위해 20만 원짜리 적금을 들었다면 여행 계획을 세우며 기분 좋게 저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10억원을 모으기 위해서 20만 원짜리 적금을 들었다면요? 재테크 혹한기에 접어든 요즘, 그래도 예·적금 뿐이라면 저축 전략부터 리부팅해야 합니다.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금융부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