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준골프전문기자
이천 마이다스골프장이 '무인 그늘집' 시스템을 도입해 연간 7000만원 이상을 절약해 화제다. 올림푸스 9번홀에서 바라본 마이다스골프장의 전경(위)이다. 캐디가 서빙을 하는 '무인 그늘집' 외관(아래 왼쪽)과 내부 모습(아래 오른쪽)이다.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캐디가 그늘집을 운영한다?"대교에서 운영하는 경기도 이천 마이다스골프장에 가면 흥미로운 장소가 있다. 바로 '무인 그늘집'이다. 무인이라고 해서 자판기만 있는 게 아니다. 플레이어와 라운드를 함께 하던 캐디가 여기서는 '그늘집 직원'으로 변신한다. 골퍼들은 캐디에게 원하는 음식을 주문하고, 캐디는 꼼꼼하게 품목을 입력한다.당연히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마이다스는 실제 이 시스템을 도입해 연간 7000만원을 절약했다. 캐디들은 그늘집 매출의 5%를 인센티브로 가져가 가욋돈을 벌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간식 이상의 음식을 원할 경우에는 클럽하우스 내 식당으로 미리 주문하면 그늘집으로 배달까지 한다. 고객들도 불만이 없다.골프장들의 절박한 생존경쟁이 새로운 풍속도를 만들고 있다. 과거에는 골프장을 지어놓기만 하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글로벌 금융 위기에 신설골프장 급증으로 공급마저 넘쳐 경영이 악화되면서 그야말로 '미운 오리새끼'다. 골프장들이 각종 아이이디어로 불황 타개에 나서는 이유다.그늘집 운영의 차별화는 대표적인 사례다. 골퍼들은 비싸다고 아우성이지만 골프장 입장은 또 다르다. "원가 대비 수익성이 높다고 생각하겠지만 3곳의 그늘집에 배치하는 직원 급여 등 운영비를 따지면 오히려 적자"라며 "남는 건 없고, 오히려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만 듣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그늘집 수를 줄이거나 마이다스의 무인 그늘집, 아예 자판기만 있는 곳 등 다양화되는 이유다.경기도 남양주의 양주골프장도 마이다스처럼 캐디들이 그늘집을 책임진다. 동코스는 그늘집을 없애 클럽하우스 이용을 유도했고, 서코스에만 무인 그늘집을 배치한 뒤 "상품은 경기 보조원에게 주문해 주십시오"라는 친절한 문구를 적어놨다. 제주 블랙스톤은 골퍼가 물건을 집으면 캐디가 체크하는 방식이다. 충북 청원 실크리버는 자판기다. 캔맥주 3000원을 비롯해 이온음료 1500원, 캔커피 1000원 등 시중 가격과 큰 차이가 없다. 자판기는 인력을 감축하는 동시에 클럽하우스의 매출 증대 효과로 직결되는 장점도 있다. 골퍼들도 진행 속도가 빨라져 나쁘지 않다. 경기도 포천 가산노블리제와 안성 윈체스터, 강원도 홍천 클럽모우, 고성 델피노, 제주 에코랜드 등 이미 전국 골프장으로 속속 확산되고 있다. 강원도 춘천 엘리시안은 골프장이 한산한 겨울에 한시적으로 활용하는 운영의 묘를 선택했다.무인시스템이 그늘집은 물론 골프장 체크 인과 체크 아웃, 라커 배정 등으로 분야를 넓히고 있다는 대목도 관심사다. 충북 충주 대영힐스다. 노캐디제도 같은 맥락이다. 전북 군산은 캐디선택제 등을 통해 골퍼들의 경비를 최소화시키는데 앞장서고 있다. 관련업계의 발걸음도 분주하다. 캐디없이 라운드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홀까지의 거리 정보와 공략법, 위험지역 알림, 긴급호출 등 다양한 스마트기기가 개발되고 있다.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