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자사주 899만株 장외거래로 매입투자때마다 대박…"정버핏" 불려
정몽진 KCC 회장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정몽진 KCC그룹 회장이 삼성과 엘리엇 싸움에 삼성측 백기사로 나서 향후 어떤 결과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 회장은 한국의 워런 버핏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투자에 일가견이 있는 인물이다. KCC는 삼성물산이 보유한 자사주 899만557주(5.76%)를 장외거래 방식으로 지난 11일 매입했다. 제일모직과 합병을 준비 중인 삼성물산은 현재 엘리엇과 합병비율 등에 대해 공방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정 회장의 이번 지분매입에 대해 주식시장은 물론 재계 전체가 주목하는 이유다. KCC는 사실상 삼성의 우호지분이라는 점에서 삼성측에 적지 않은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이번 지분매입에 따른 정 회장의 투자이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의 버핏이라는 별명처럼 정 회장은 그동안 투자한 회사에서 막대한 차익을 올린 바 있다. 실제 정 회장은 지난 2000년 현대중공업과 만도, 현대자동차 등에 투자한 후 수천억원의 이익을 봤다. 정 회장은 지난 2012년 현대중공업 주식 249만주를 팔아 6972억원의 현금을 확보했고, 만도와 현대차 지분 매각금액은 각각 6370억원과 2397억원에 달한다. 당시 어려움을 겪던 범현대가 계열사를 지원한 의리의 결과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이 조선산업 시황 악화로 어려움에 빠지자 정 회장은 다시 현대중공업 지분 5%를 인수했다. 인수 당시 주당 가격은 8만원대. 11일 오전 현재 현대중공업의 주식가격은 주당 12만3500원이다.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 현대종합상사, 현대차 등의 지분 일부를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 회장은 제일모직에 투자해 대박을 터뜨리기도 했다. 정 회장은 2011년 7700억원 규모의 제일모직(당시 삼성애버랜드) 지분을 매입했고 이후 제일모직이 상장되면서 2조원대에 달하는 투자 차익을 남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 회장의 투자기법은 크게 의미와 타이밍으로 볼 수 있다"며 "정 회장의 삼성 백기사 자청은 삼성과의 의리이며, 그에 따른 결실이 어떻게 나타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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