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준기자
중국판 F-15로 통하는 J-11
J-11은 길이 21.9 m, 날개 너비 14.70 m, 높이 5.92 m에 최고속도는 마하 2.35나 되는 고성능 전투기다. 그런데도 중국군은 비슷한 크기의 러시아제 수호이 35 플랭커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수호이 35는 길이는 같고 날개 너비는 15.3m 에 높이는 5.90 5.90 m로 크기는 거의 같다. 최고 속도는 마하 2.25다. 그렇지만 수호이 35는 단거리 일대일 교전, 장거리 비행능력, 무장탑재량에서 J-11보다 월등하다. 또한 항전장비와 조종석 시현장치도 탁월하다. 공허 중량 18.4t에 최대 이륙중량은 34.5t나 된다. 30mm 기관포와 날개 끝에 R-73 공대공 미사일 두 발, 날개와 동체 하부에 적외선 유도방식의 사거리 20~40km의 R-73계열 공대공 미사일과 관성유도 방식의 사거리 25~110km인 Kh-31계열 공대지미사일과 로켓, 레이저유도 폭탄 등 12곳의 무기 장착대에 최대 8t의 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내부 연료 탑재량은 11.5t이나 된다. 그만큼 멀리 날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J-11은 자체 중량 16.38t,최대 이륙중량 33t이다. 무기는 날개 끝 등에 10곳에 장착한다. 기체 내부 연료 탑재량은 9.4t이다.러시아 수호이 35 전투기
◆중국이 러시아제 전투기 수입하는 진짜 이유?"= 그렇다면 중국군은 왜 러시아제 전투기를 살까. J-11과 수호이 35가 수호이 27을 모태로 하고 크기는 비슷한데도 무장 탑재량이나 연료 탑재량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엔진이 내는 힘, 즉 추력의 차이 때문이다. 중국은 큰 힘을 내는 엔진을 개발하지 못해 러시아제 엔진을 사려고 해도 러시아가 엔진만 팔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전투기를 통째로 사야 하는 처지인 것이다. 이것이 중국군이 당면한 딜레마다.수호이 35의 심장으로 강력한 힘을 내는 AL-117S엔진
수호이 35는 AL-31이나 이를 대폭 개량한 AL-117S 터보팬 엔진을 장착한다. 이 엔진은 추력 대 중량비가 1대 1.1이다. 그만큼 힘이 좋아 무장과 연료를 많이 탑재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J-11에 탑재된 AL-31F나 이를 기반으로 중국이 생산한 WS-10엔진의 추력 대 중량비는 1대 0.66에 불과하다.중국항공업집단공사(AVIC)가 생산한 WS-10 엔진은 J-11과 그 전폭기 버전인 J-16 다목적 전투기에 탑재돼 있다. 군사전문 잡지 제인스는 지난해 9월 WS-10 엔진의 결함이 하도 많아 공장으로 보낸 엔진의 숫자는 새로 생산한 엔진보다 많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심지어 중국 전문가들조차 WS-10의 추력이 수호이 27기보다 훨씬 무거운 J-16에는 부족해 설계의 잠재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개량이 불가피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중국군이 다목적 전투기 J-10 전투기 개량형인 J-10B에 WS-10 대신 러시아재 AL-31 엔진을 탑재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엔진이 중국 항공기 산업의 아킬레스건= 엔진의 추력부족은 중국이 개발 중인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청두 J-20과 선양 J-31의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크다. 시제기들은 각각 좀 오래된 러시아제 터보팬 엔진 새턴 AL-31과 클리모프 RD-93을 달고 날아야 한다고 더 디플로맷은 꼬집었다.이에 따라 중국 공군은 앞으로 몇 년간은 수호이 35에 탑재된 AL-117S를 J-20 전투기 엔진으로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사전문가들은 J-20은 F-22를 세계 최강 전투기로 만든 핵심 기능 중 하나인 슈퍼크루즈를 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슈퍼크루즈는 후방연소기를 점화하지 않아도 마하 1 이상의 음속으로 비행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초음속 전투기들은 대부분 후방 연소기를 점화해서 음속 비행을 하는데 이럴 경우 연료를 대량 소모한다. 후방연소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마하 1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는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첨단 엔진을 조달하기 위한 중국은 선택은 두 가지다. 러시아에서 사거나 자체 제작하는 것이다. 중국은 후자를 선호한다. 문제는 제트 엔진 생산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다. 비행 중 기체가 견뎌야 할 극한의 하중, 제작에 쓰이는 소재와 기술 등은 난제 중의 난제다. 군사전문가들은 "엔진제조가 중국 항공기 산업의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라고 꼬집는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