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채무인간]전문가들 '빚, 이분법 아닌 하우(How)로 접근해야'

빚테크 1순위는 "원금 상환기간 최소화 하라"1000원이라도 연체는 금물…신용등급 관리부터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이승종 기자] 빚은 절대 지면 안되는 절대악일까,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필요악일까. 1%대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빚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이 복잡하게 뒤엉켜 있다. '저금리에 자산을 늘리는 수단'이라는 긍정적 인식의 반대편에는 '가계 부채의 시한폭탄'이라는 두려움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빚을 지는 것이 된다, 안된다'의 이분법이 아닌 '어떻게(HOW)'인 관리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빚에는 가계 부채 부실에 대한 '그림자'와 함께 사회 경제 활동을 독려하는 '빛'이 공존하기 때문이다.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팀장은 "우리 사회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세대간 충돌이 빚에 대한 인식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60대 이상 노년층이 과거 부채를 형성해 보유했던 부동산 거품을 이제 젊은 세대가 떠안아야 한다는 암묵적 명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장도 "세대별 빚을 바라보는 시각을 놓고 맞고 틀리다고 이분화할 수 없다"며 "이제는 빚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요령을 주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금 상환기간 최소화 시켜라='빚의 관리'라는 것이 '갚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이 꼽은 빚테크의 1순위는 원금 상환기간을 최대한 줄이라는 것이다. 김진성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역(박사)은 "대출금리가 보통 자산 수익률 보다 높다"며 "대출을 아주 싸게 나온다면 만기를 늘릴 수는 있겠지만 자산과 소득을 다 연계해 종합적으로 본다면 부채를 줄이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조언했다.미국의 금리인상 예고로 초저금리 시대의 종말도 눈 앞으로 다가왔다. 이미 시중금리는 조금씩 뛰기 시작했다. 1분기 말 기준 금융권 전체 가계신용 잔액 1099조3000억원 중 변동금리 대출은 700조~8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만 올려도 가계가 새롭게 부담해야 할 이자는 연간 1조7500억~2조원에 달하게 된다는 의미다. 김진성 박사는 "평균 가계 동향 조사를 살펴본다면 연소득이 2000만원이 넘어야 40% 정도가 여유자금으로 발생된다"며 "이것이 저축자금이나 투자 자금이 되면서 빚을 상환하는 자금이 되는데 가급적 이를 원금 상환에 모두 쓰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박승안 센터장도 "빚의 총량은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상환 기관은 5~10년 내로 잡는 것이 좋다"며 "당장의 상환부담을 줄이기 위해 장기로 갚는 구조로 설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1000원이라도 연체는 NO(노)…신용등급 철저히 관리=신용등급에 따라 대출금리는 최저 3%부터 최고 39%까지 차이가 나지만 정작 자신의 신용등급 관리에는 소극적이다. 대부분은 대출을 받기 위해 찾아간 은행에서 신용등급을 확인한 후 뒤늦게 관리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김진웅 박사는 "주거래 은행의 거래 정보는 물론 신용평가의 연체기록, 카드 사용 기록과 통신비 등 세금 가압류 등에 대한 정보가 모두 신용등급 결정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만큼 소액 연체라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돈을 빌릴 때에는 금융기관 별 금리를 충분히 비교하는 것도 필수다. 대다수는 대출을 할때 거래 실적이 많은 주거래은행에서 빌린다. 이 경우 우대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지만 다른 은행에서 한시적으로 판매하는 특별 상품을 놓칠 수도 있다.가장 금리가 높은 대출부터 갚고 신규 대출상품도 눈여겨보며 원리금 상환비용률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도 금융권 관계자들의 조언이다. 금액이 적다고 금리가 높은 대출금을 방치하면 그만큼 무의미한 지출이 늘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도상환수수료 등을 따져본 후 이자가 높은 상품은 적극적인 갈아타기 전략을 통해 이자 부담을 줄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김진성 박사는 "자산 수익률 처럼 부채 비용률도 매우 중요하다"며 "부채가 당장 생활의 압박이 될 수 있으므로 원리금 상환 비용률 등을 감안해 더 좋은 상품이 나온다면 갈아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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