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책장수, 中에 '북팔'러 갑니다

김형석 북팔 대표 스마트폰에 맞춰 소설 유료화 성공…이달 중국 서비스 시작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책이 팔리지 않고 소설도 읽히지 않는다.’ ‘인터넷과 모바일에 동영상과 무료 콘텐츠가 넘쳐나는 요즘 콘텐츠 유료화는 성공하기 어렵다.’이런 두 가지 통념을 깬 업체가 북팔이다. 북팔은 소설을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기기에 유료로 서비스해 매출을 날로 키우고 있다. 사업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창업투자사들로부터 자본 35억원을 유치했고 올해 들어 중국 시장에 발을 디뎠다. 중국 선전 소재 유통회사 할로게임즈와 지난 2월 웹소설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서비스를 이달 중 시작할 예정이다.

김형석 북팔 대표

북팔 김형석 대표이사(46)는 모바일 소설 퍼블리싱으로 호응을 얻은 요인으로 미디어에 맞춘 콘텐츠 전략을 들었다. 김 대표는 14일 “북팔은 독자가 모바일에서 더 편하게 읽고 보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한 페이지에는 몇 줄이 적당하고 디자인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치밀하게 고민한다고 들려줬다. 김 대표는 책이라는 미디어와 모바일기기는 특성이 다르다며 이렇게 말했다. “책을 들었다는 것은 읽겠다는 의지를 전제로 합니다. 반면 스마트폰은 훑어보는 느낌이 강해요. 그래서 일반 책처럼 지문이 길고 내용이 천천히 전개되면 독자가 답답해합니다.” 그는 “북팔은 이런 부분까지 세밀하게 고려해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며 “이게 북팔이 지닌 차별화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북팔은 2011년에 모바일 콘텐츠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지금과 같은 북팔의 전략은 시행착오를 거쳐 마련됐다. 처음에는 주요 스마트폰 이용자가 직장인이라고 보고 이에 맞춘 자기계발ㆍ교양ㆍ학습 콘텐츠를 유통시켰다. 그는 “읽어야 할 책은 방대한데 다 볼 수 없으니 이런 걸 누군가 정리해서 주기적으로 제공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기는 있었지만 무료 서비스여서 매출이 따라오지 않았다. 김 대표는 미디어 환경이 변하면서 콘텐츠가 여기에 맞춰 진화한다고 본다. 그는 “방송국이 있었기 때문에 TV가 생긴 게 아니라 TV가 나오자 방송국이 생겨났다”고 예를 들고 비유했다. 이어 “마찬가지로 모바일이 있었기 때문에 모바일 콘텐츠 회사들이 생겨났다”며 모바일 콘텐츠는 철저하게 모바일용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접근으로 지난달 ‘북팔 스토리’를 시작했다. 몇 문장으로 이뤄진 감성적인 글을 몇 개 화면에 나눠서 ‘보여주는’ 서비스다. 북팔 스토리는 이용자가 보내온 원고로 작성한다. 김 대표는 “짧지만 감성적인 글도 콘텐츠가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북팔 사이트에 추천된 소설. www.bookpal.co.kr

현재 북팔의 주력 콘텐츠는 장르소설이다. 장르소설은 로맨스ㆍ판타지ㆍ무협 소설을 가리킨다. 이 가운데 로맨스물이 가장 인기가 있다. 지난해 매출 32억원을 올렸고 올해는 100억원을 내다본다. 국내 웹소설 시장에서 북팔과 문피아, 조아라 등이 성장하고 있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플랫폼으로서 웹소설을 유통한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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