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조선시대 인조 이후 우리나라 지배 세력이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는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주장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한 네티즌은 11일 페이스북에 “신영복 선생님의 간만의 (한겨레신문) 인터뷰를 읽다가 결국 노론 권력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는 말씀을 들으며 갸우뚱했다”며 “지금 우리 사회 지배층 가운데 이른바 뼈대 있는 귀족 가문은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경술국치 후 일제로부터 은사금을 받은 이들의 대종이 노론이었다고는 하지만 그건 당시 노론 일당으로 지배층이 짜였던 조선 후기의 관성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윤보선을 제외하면 대통령 중에도 귀족 가문 출신이 없고 재벌 중에도 원래부터 천석꾼 집안은 그리 많지 않다”며 신영복 교수가 역사를 지나치게 단순화한 게 아닌지 의문을 제기했다.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박정희 정권 이후 영남지역이 오랫동안 권력을 장악한 것과 관련해 다른 네티즌은 댓글에서 “(영남세력은) 노론 주류가 아니라 남인”이라며 “이들의 후예는 현재의 진보ㆍ보수와 관계없이 노론 권력에는 비판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노론이 사학재단을 통해 힘을 유지하고 있다고 예를 들었다. 그는 “노론이 위정척사를 외치다 상당수가 친일권력이 됐고 해방 후 이승만이 유상몰수 유상분배를 선언하자 그들은 재산을 사학ㆍ종교재단의 형태로 숨겼다”고 주장했다. 그는 “웬만한 도시마다 사학재단이 십여개는 된다”며 “입법 권력(국회)에서 그들이 차지한 비중이 굉장히 높다”는 댓글을 올렸다. 노론지배설을 뒷받침하는 적절한 근거가 나오지 않자 어떤 네티즌은 “한국 사회의 주류 세력들이 노론의 특질을 그대로 이어받았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신 교수가 인터뷰에서 내놓은 노론지배 역사인식은 다음과 같다.“임란 이후에 인조반정으로 광해군 몰아내고 나서 지금까지 우리나라 지배권력은 한 번도 안 바뀌었어요. 노론 세력이 한일합방 때도 총독부에서 합방 은사금을 제일 많이 받았지요. 노론이 56, 소론이 6명, 대북이 한 사람. 압도적인 노론이 한일합방의 주축이거든요. 해방 이후에도 마찬가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때도 행정부만 일부 바뀐 거지, 통치권력이 바뀐 적은 없습니다. 외세를 등에 업고 그렇게 해왔지요. 대학, 대학교수, 각종 재단, 무슨 시스템 이런 것들 쫙 다 소위 말하는 보수진영이 장악하고 있어요.” 이 인식은 2004년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제시됐다. “얼마전에 우리 한국사를 다시 한번 읽어봤어요. 우리 사회 권력층의 뿌리가 1623년 인조반정까지 거슬러 올라가더군요. 노론 중심의 권력그룹이 당시에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후 조선 말기까지 권력을 행사합니다. 그리고 일제 치하, 미군정과 군사정권 시대에 이르기까지 지배적 지위를 관철해왔지요. 그런걸 보면서 우리 사회의 완강한 보수구조를 다시 인식하게 되지요. 오늘 한국 사회의 지도층이 바로 그러한 보수구조 위에 서있다는 사실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와 큰 차이가 없어요.”신 교수는 2008년 한겨레신문 인터뷰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인조반정 이후 지금까지 서인-노론으로 이어진 정치적 지배그룹의 교체가 한 번도 이루어진 적이 없다. 김대중·노무현 정권도 언론과 자본, 법조, 사회문화적 토대 등을 장악한 강력한 보수 권력집단으로부터 사실상 배제되고 소외당했다.”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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