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종의 연기금 리포트]국민연금 기금위 개편에 쏠린 눈

기금운용위원회에에 참석한 문형표(오른쪽) 보건복지부 장관과 최광(왼쪽) 국민연금 이사장.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국민연금 기금운용 체계 개편의 핵심 중 하나는 최고 의결기관인 기금운용위원회다. 현재 기금위는 대표성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20명 중 70%인 14명이 가입자 대표들이다. 내가 낸 돈이 어떻게 운용되는지 직접 보겠다는 얘기다. 기금위는 1년에 5~6차례 열리는데 한 번 열릴 때마다 2~3시간씩 회의를 한다. 논의 안건들은 기금위가 열리기 직전에야 위원들에게 배포된다. 처음에는 시간 여유를 넉넉히 줬던 것이 투자안건의 영향력과 보안 등을 고려해 점점 배포시기를 앞당겼다. 그렇다보니 기금운용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은 안건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회의에 참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기금위 전문성 논란이 나온 배경이다.전문성을 두고는 기금위 안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기금본부 측은 '전문성'이라는 말만 꺼내도 한숨을 내쉰다. "전문성 없는 이들이 참여하다보니 기금위가 본연의 역할을 하기 어렵다"며 고개를 젓는다. 기금운용 개념을 하나씩 설명해야 하는 수준에 두 손 들었다는 이도 있다. 다른 위원들, 특히 노동계 측 인사들은 발끈한다. 자신들에게 전문성이 없지도 않거니와 이를 보완해 줄 위원회와 조직들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기금위는 기금운용실무평가위원회와 다른 투자 관련 위원들을 통해 전문성을 보강받는 구조다. 기금운용에 있어 전문성은 중요하지만, 전문성이 전부인 것도 아니다.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의 최고 의결기구인 운영위원회는 민간위원이 운용전문가들로만 구성돼 있다. 증권사 대표나 자산운용사 사장들이다. 이런 KIC의 투자수익률이 국민연금을 웃도는 일은 별로 없으며 메릴린치 투자 같은 최악의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축구감독이라고 꼭 축구를 잘하는 게 아니듯, 민간전문가들로만 구성한다고 기금운용이 잘되는 것도 아니라는 얘기다. 다만, 기금위가 어떤 결정에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는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2년 전 국민연금이 용산개발사업에 투자했다가 1300억원을 손실 처리한 일이 있었다. 당시 국민연금 이사장과 기금운용본부장이 줄줄이 도마에 올랐지만 기금위는 언급도 안 됐다. 투자 결정은 아래에서 했을지라도 최고 의결기구인 기금위의 책임이 없을 수 없다. 처우도 문제다. 복지부는 기금위를 한 번 개최할 때마다 참석 위원들에게 참석비 성격으로 20만원~30만원을 지급한다. 1년이면 150만원 안팎이다. 연봉 150만원을 손에 쥐여주고는 전문성과 독립성을 추구하고 공공성까지 감안해 달라는 건 민망한 일이다. 정부는 올해 안으로 기금운용 개편을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하나부터 열까지가 모두 기금위 결정으로 이뤄진다. 시장이 기금위의 행보, 그리고 개편 방향을 주목하고 있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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