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자율출퇴근 새 기업문화로 번지기를

삼성전자가 오늘 본사의 서초동 사옥에서 근무하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자율출퇴근제 시행에 들어갔다. 이로써 3년 전부터 연구개발(R&D)과 디자인 직군에 한해 시범적으로 도입됐던 이 회사 자율출퇴근제의 실시대상이 생산직을 제외한 본사 임직원 전체로 확대됐다. 그 방식은 하루 4시간 이상씩 주 40시간 일하는 조건으로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 사이에 출퇴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정하는 것이다.자율출퇴근제는 삼성전자 외에도 여러 다른 기업들에서 이미 도입했다. SK그룹은 2년 전부터 그룹총괄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의 권고에 따라 ㈜SK 등 다수 계열사가 부서ㆍ팀별로 자율출퇴근제와 비슷한 유연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오전 7시~오후 4시'부터 '오전 9시~오후 6시'까지 30분 시차로 5가지 근무시간대를 설정함으로써 출퇴근 시간에 신축성을 부여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출산ㆍ육아기 직원들에게 근무시간을 단축해주는 동시에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게 해준다.이처럼 자율출퇴근제가 확산되는 것은 환영할 만한 기업문화의 변화다. 특히 국내 매출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자율출퇴근제 확대 시행은 이 제도의 확산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조치의 목적을 '직원들의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사람마다 일하는 방식과 선호하는 근무시간대가 다른 만큼 그 차이를 인정해주는 것이 창의적인 업무를 유도하는 효과를 내준다는 것이다.회사원이 가정생활과 직장생활의 조화를 이루는 데도 자율출퇴근제가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아침에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고 출근하거나 저녁에 자녀의 공부를 도와줄 수 있게 된다. 또한 자율출퇴근제를 도입하는 기업이 더 많아지면 출퇴근 시간대의 도심 교통체증을 완화하는 데도 다소나마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그러나 자율출퇴근제 도입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인터넷과 이동통신의 발달로 인해 퇴근해도 퇴근한 것 같지 않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직장인이 많아졌다. 이메일ㆍ문자ㆍ메신저ㆍ카톡 등을 통해 퇴근 후에도 언제든 업무지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율출퇴근제의 취지가 제대로 실현되려면 업무시간에 집중해서 일하고 퇴근 후의 사생활은 최대한 존중해주는 기업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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